"빛샘 현상에 안개 낀 화면"…작심한 LG, 삼성 TV에 노골적 공세 (종합)

기사등록 2019/09/17 18:30:45

LG전자, 17일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 개최

'삼성 8K TV' 화질선명도 지적…"기준 충족 못해"

"QLED TV는 빛샘현상에 답답한 화면" 평가절하

"태동기인 8K 시장, 소비자가 약자…자체 자정해야"

【인천공항=뉴시스】배훈식 기자 = 8K TV에 대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술력 공방이 시작된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삼성 QLED 8K TV(위)와 LG OLED TV가 설치돼 있다. 2019.09.17. dahora83@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배훈식 기자 = 8K TV에 대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술력 공방이 시작된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삼성 QLED 8K TV(위)와 LG OLED TV가 설치돼 있다. 2019.09.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LG전자가 삼성전자의 QLED 8K TV의 화질에 대해 "안개 낀 것처럼 답답하다", "해상도 기준으로 8K가 아니다"며 강도 높은 수위로 비판하고 나섰다. LG전자는 독일 베를린에 이어 국내에서도 설명회를 개최하며 삼성 QLED TV가 '화질선명도(CM)'가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LG전자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를 열고 8K 해상도 및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관련 기술을 소개했다. 설명회에는 HE연구소장 남호준 전무, HE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 이정석 상무 등이 참석했다.

LG전자는 이날 삼성전자의 8K TV가 '화질선명도(CM)' 기준으로 8K를 충족하지 못하고, 소비자를 오도(misleading)할 수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같은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화질선명도를 해상도 요건으로 규정한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의 권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ICDM은 2012년부터 모든 디스플레이에 대한 해상도 측정법으로 화질선명도를 활용하고 있다.

ICDM은 해상도를 판단하는 측정 기준으로 '화질선명도' 값을 정의하고 '화질 선명도' 50% 이상을 해상도 충족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화질선명도가 50%는 넘어야 사람이 눈으로 직접 봤을 때 인접한 화소들을 구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8K TV는 화소 수가 가로 7680개, 세로 4320개로 총 3300만개 화소 수는 물론 화질선명도 50%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화질선명도가 50% 미만이면 화소 수가 8K에 해당하더라도 해상도는 8K라고 말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설명회에서 양사의 제품을 나란히 놓고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전시존도 마련했다. LG전자는 삼성 QLED 8K TV와 LG OLED 4K TV를 나란히 세워놓고 영화 '라라랜드'의 한 장면을 틀었다. LG OLED TV 화면은 삼성 QLED TV 화면보다 상대적으로 어두운 배경과 등장인물들의 대비가 뚜렷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레드는 자발광이므로 완벽한 블랙을 표현하며 정확한 색상을 표현한다"면서 "QLED는 백라이트의 빛샘현상이 있고, 안개가 낀 것처럼 답답한 화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LG전자 측은 삼성전자의 2019년형 QLED 8K TV의 화질선명도는 12%로, ICDM 기준으로 8K 해상도를 표현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남호준 전무는 "삼성의 8K TV는 8K 해상도를 가질 것이란 소비자를 오도하고, 최고 해상도를 믿고 구입한 소비자에게 실망감을 안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 참석한 기자들이 8K TV 제품들의 해상도를 비교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열린 설명회에서 8K 해상도 및 올레드 관련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2019.09.17. (사진=LG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 참석한 기자들이 8K TV 제품들의 해상도를 비교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열린 설명회에서 8K 해상도 및 올레드 관련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2019.09.17. (사진=LG전자 제공) [email protected]


◇"소비자 알권리 위한 논쟁…산업 위해 스스로 자정해야"

LG전자는 이날 경쟁사 제품에 대해 IFA 당시보다도 한층 수위높고 구체적인 공세를 이어나갔다. 우선 'QLED 8K TV'라는 제품명에 대해 '자체 발광'하는 OLED TV로 혼동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삼성 QLED TV를 QD-LCD TV라고 부른다"며 "상용화되지 않은 자발광 디스플레이 기술인 '양자점발광다이오드'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의 8K TV는 국제적 합의가 이뤄진 8K 해상도 규격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2016년에 4K 화질 여부를 두고 벌어진 'RGBW(적록청백) 논쟁'과는 결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LG전자가 RGBW 방식으로 개발한 UHD(초고화질) TV는 진정한 UHD TV가 아니라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백선필 팀장은 "RGBW 방식으로 TV를 만들 때 보다 밝게 만드는 대신, 당시 화질선명도 값은 60%였다"며 "기준을 넘는 선에서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이냐(선택한 것) 이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QLED 8K TV는 화질선명도 50%를 넘지 못했기 때문에 선택지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LG전자는 이번 화질 논쟁에 대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고 거듭 강조하며, 시장을 위해서도 기업들이 스스로 자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정석 상무는 "8K는 태동하고 있는 첨단 기술이므로 어쩔 수 없이 소비자가 약자일 수밖에 없고 정보비대칭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제조사들이 (해상도 규격에 대한)잣대를 임의로 하다보면 산업 자체가 어지러워질 수 있어 스스로 자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받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이같은 공세가 8K TV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삼성전자도 LG전자의 공세에 "화질선명도는 화질의 척도가 아니다"고 반격에 나서며, 두 업체 간 신경전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는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TV 시장에서도 1위를 놓고 경쟁하는 회사"라며 "어떤 업체의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갖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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