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설리 사망 비보, '악플의밤' 폐지 목소리 왜?

기사등록 2019/10/15 14:27:19

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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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고(故) 설리(25·최진리)가 MC로 활약한 JTBC2 예능물 '악플의 밤'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작진은 예고 영상을 삭제하고 긴급회의에 들어간 상태다.

JTBC는 "회의를 거쳐 '악플의 밤' 향후 계획 등 입장과 관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전날 JTBC는 설리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악플의 밤' 홈페이지에서 17회 예고 영상을 삭제했다. 영상 속 설리는 "(신주아, 곽정은을) 만나서 너무 좋다"며 밝게 웃으며 게스트들을 맞았다. 생전 설리의 모습이 담겼지만, 오는 18일 방송은 결방하거나 편집될 가능성이 높다.

설리는 전날 진행된 '악플의 밤' 19회 녹화에 참석하지 못했다. MC 신동엽, 김숙, 김종민과 게스트인 아나운서 김일중, 김환만 참석해 녹화를 진행했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설리의 녹화 불참 이유에 대해 "개인사정"이라고 전달 받았다. 녹화 후 비보를 듣고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김종민, 설리, 신동엽, 김숙
왼쪽부터 김종민, 설리, 신동엽, 김숙
'악플의 밤'은 스타들이 자신을 따라 다니는 악성댓글과 관련, 속마음을 털어놓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반박 불가능한 댓글부터 루머성 악플까지 스타들이 어떻게 대처·반응하는지 살펴보는 취지다. 스타들에게 악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제작진은 스타들이 악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한번쯤 댓글 매너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의미에서 기획했다.

방송 초기 이슈메이커인 설리가 MC를 맡는다는 자체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 동안 설리는 래퍼 최자(39·최재호)와 열애 및 결별, 임신 루머, 마약 의혹, 노브라 패션 등과 관련해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평소 악플세례를 받은 설리가 '악플의 밤' MC를 맡은 자체가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스스로 악플을 읽고 힘들어하고, 방송 후 느끼는 허탈감도 컸을 것이라라고 예상했다. 무엇보다 설리가 사망한 후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나가는데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다.

하지만 설리는 '악플의 밤'에서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게 밝혔다. 대중들이 오해하는 사건을 솔직하게 털어놔 응원을 받기도 했다. 첫 방송에서 마약 의혹 관련 "범법 행위는 절대 안 한다"며 "머리카락을 뽑을 수도 있다. 다리 털도 있다"고 해명했다. 노브라 패션으로 자주 구설에 올랐지만, "나에게 브래지어는 액세서리다. 어울리면 하고 어울리지 않으면 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예인들의 대중들의 폭력성에 무자비하게 노출되는 현상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 악플로 인한 고통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설리는 지난 4일 방송된 '악플의 밤'에서 "실제 인간 최진리의 속은 어두운데 연예인 설리로서 밖에서는 밝은 척해야 할 때가 많다"며 "내가 사람들에게 거짓말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주변에 조언을 많이 구했다"고 해 안타까움을 줬다.
【성남=뉴시스】 김종택 기자 = 가수 겸 배우인 설리(본명 최진리.25)가 숨진채 발견돤 1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에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19.10.14.  semail3778@naver.com
【성남=뉴시스】 김종택 기자 = 가수 겸 배우인 설리(본명 최진리.25)가 숨진채 발견돤 1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에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19.10.14. [email protected]
경찰에 따르면 설리는 이날 오후 3시21분께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주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설리는 전날 오후 6시30분쯤 매니저와 마지막 통화 후 연락이 되지 않았다. 매니저가 자택에 방문했다가 설리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설리가 우리 곁을 떠났다.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도 믿기지 않고 비통할 따름"이라며 "갑작스러운 비보로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을 위해 루머 유포나 추측성 기사는 자제해주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비보로 깊은 슬픔에 빠진 설리의 유가족분들이 조용히 장례를 치르길 원한다. 빈소 및 발인 등 모든 장례 절차를 취재진에게 비공개로 진행하고자 한다"면서 "조문객 취재 또한 유가족들이 원치 않고 있다. 마지막 가는 길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간곡히 협조 부탁드린다"고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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