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출신 학생 "전국체전 자원봉사 경험, 아이티에 적용하고파"

기사등록 2019/10/20 09:48:08

아이티 출신 외국인 학생, 전국장애인체전서 자원봉사 화제

【서울=뉴시스】 18일 보니 지오레스(맨 오른쪽) 등 전국장애인체전 자원봉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2019.10.20. (사진=서울시 자원봉사센터 제공)
【서울=뉴시스】 18일 보니 지오레스(맨 오른쪽) 등 전국장애인체전 자원봉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2019.10.20. (사진=서울시 자원봉사센터 제공)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19일로 마무리 된 전국장애인체전에서 현장을 누비며 자원봉사를 한 외국인이 있어 눈길을 끈다.

20일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북아메리카 카리브해 국가 아이티(Haiti)에서 온 보니 지오레스(Bony Georges)는 이번 전국장애인체전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보니 지오레스는 우리 정부 지원을 받아 서울대 체육교육과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이다. 한국에 온지 1년5개월째인 그는 한국어학당에서 같이 공부하는 22개국 22명과 함께 이번 전국체전에 참가했다.

보니 지오레스는 15일부터 19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체전 경기장 운영에 참가해 봉사활동을 벌였다.

보니 지오레스는 체육강국 한국의 경험을 배우기 위해 자원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림픽도 개최할 만큼 강대국 중 하나이면서 스포츠 분야에서도 좋은 성과를 보이는 한국에서 스포츠 현장을 경험할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는 가난해서 이런 큰 스포츠 경기를 개최한 적이 없다.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번 자원봉사활동은 한국, 한국인과 친밀감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보니 지오레스는 "한국의 대표적이고 역사적인 이벤트에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내가 한국에 속해 있다는 생각(소속감)이 들었다"며 "다른 한국인 봉사자들과 사람들(공동체)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외국인인 제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치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보니 지오레스는 이번 활동을 통해 배운 것을 자국에서 적용해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4일간의 봉사기간 동안 그는 아이티에 적용할 만한 것들을 찾아내 사진으로 남겼다.

【서울=뉴시스】 18일 전국장애인체전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2019.10.20. (사진=서울시 자원봉사센터 제공)
【서울=뉴시스】 18일 전국장애인체전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2019.10.20. (사진=서울시 자원봉사센터 제공)
그는 "제가 체육 경영을 전공하다보니 스포츠 운영 관리 시스템, 인프라 등에 관심이 많다"며 "봉사를 통해 현장에서 여러 가지를 보고 느끼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도 많이 배웠다. 아이티에 돌아가면 이번에 배웠던 것들 적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보니 지오레스 외에도 이번 장애인체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사이클 선수 출신인 권미영씨는 이번 체전이 한층 더 의미가 있었다. 권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9년 동안 전국체전 등에 참여하면서 늘 시합에 나갔는데 시합에 나갈 때마다 선수들을 지원해주는 봉사자분들이 계셨다"며 "선수 때 받았던 걸 돌려주고 싶어서 지원했다"고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권씨는 럭비경기장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그는 "선수 때는 제 종목과 제 경기에만 신경 쓰면 됐는데 이번은 달랐다"며 "장애인 럭비 경기를 지원하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있다는 점을 더 경험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뉴시스】 18일 전국장애인체전 자원봉사자 권미영씨가 경기장 인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20. (사진=서울시 자원봉사센터 제공)
【서울=뉴시스】 18일 전국장애인체전 자원봉사자 권미영씨가 경기장 인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20. (사진=서울시 자원봉사센터 제공)
중학교 1학년부터 대학교 1학년까지 에어로빅 체조 선수로 활동한 손동옥씨 역시 이번 장애인체전에서 봉사했다.

손씨는 "선수 때는 제가 임하는 경기와 주변 관중밖에는 안 보였는데 봉사자로 참여하니 선수, 관중, 봉사자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임하는 모습들이 신기하고 느끼는 바가 달랐다"며 "전체적으로 경기가 어떻게 원활하게 진행되는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도움이 있었다는 걸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장애인인 임용재씨는 이번 장애인체전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임씨는 '천차만별 맞이단'의 일원으로 개회식 당시 입장하는 선수단과 심판단을 율동으로 맞이했다.

임씨는 "자원봉사자들은 전국체전 기간인 10월 전에도 모여서 교육도 받고, 안무 연습도 했다. 보이지 않지만 흘린 많은 땀들이 있었다"며 "전국체전 개회식 때 대통령, 영부인, 장관, 서울시장 등이 보는 앞에서 하려니 너무 떨리기도 했지만 일생일대의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씨는 장애인임에도 그간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해왔다. "그는 2009년부터 10년째 어린이집, 보육원, 노인복지관 등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임씨는 "봉사를 통해 나에게 없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배우고, 다른 사람에게 없는 것을 나에게서 발견하는 경험을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경쟁사회에서 살면서 남들과 비교하게 되고 내가 가진 것은 하찮아 보이는데 이런 활동들을 통해서 나, 다른 사람들, 그리고 세상을 보는 관점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안승화 서울시자원봉사센터장은 "전국(장애인)체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중심에는 곳곳에서 아낌없이 지원해준 자원봉사자분들이 있었다"며 "먼 거리에 있는 경기장, 수시로 변하는 경기일정 등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누구보다 기쁜 마음으로 열과 성을 다해 지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