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누 리브스의 '40대 연인' 연일 화제…할리우드 성차별 토론도

기사등록 2019/11/08 1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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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톱스타가 또래와 사귄다' 환호
"9살 연하 사귄다고 페미니스트 노벨상급 평가" 비판도

associate_pic4【로스앤젤레스=AP/뉴시스】5월1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현대미술관(MOCA) 자선행사에 참석한 알렉산드라 그랜트(가운데)와 할리우드 배우 키아누 리브스(오른쪽)의 모습. 2019.11.08.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할리우드 배우 키아누 리브스(55)가 40대 연인과 손을 잡고 공식 석상에 참석한 게 연일 화제다. 할리우드에서 톱스타 위치인 중장년 남성 배우가 40대 여성과 연애를 시작하는 게 그만큼 드문 일이어서다. 대중이 환호하는 가운데 46세로 9살 연하인 여성과 사귄다고 이토록 찬사를 받는 상황 자체가 할리우드의 성차별, 연령차별 문제를 단적으로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브스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LACMA(LA카운티 미술관) 행사에 예술가인 알렉산드라 그랜트(46)와 손을 잡고 나타났다. 두 사람은 함께 책을 만들며 인연을 이어온 사이다. 양측이 열애설을 부인하지 않고 있어 언론과 대중은 둘이 사실상 연인 관계라고 보고 있다.

대중은 열광했다. 할리우드에는 중장년 남성 배우와 스무살 남짓 차이 나는 20대 여성 간 열애가 끊이지 않는다. 이를 둘러싸고 여성에게 나이와 무관하게 젊은 외모 상태를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할리우드의 기형적인 세태가 반영된 결과라는 목소리가 있어왔다.

이 문제에서는 특히 25세를 넘는 여성과는 연애하지 않기로 유명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자주 등장한다. 배우 데니스 퀘이드(65)는 39세 연하 로라 사보이(26)와의 약혼 소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코미디언 데인 쿡(47)은 19세 여성과 데이트를 해 세간의 비난을 받았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의 문화, 젠더 문제 기고가 알리 드러커는 "많은 사람들이 리브스가 할리우드에서 보기 드물게 '자기 또래'를 사귄다는 데 흥분하고 있다"고 썼다.

그는 "일각에서 지적하듯이 이런 평가는 약간 과장됐다. 46세의 그랜트는 리브스보다 거의 10살이 어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키아누 리브스는 '적절한 나이대 사람'과 데이트하는 것만으로도 올림픽 메달을 땄다"는 한 트위터 게시물을 인용했다.

이어 "여자의 유통기한은 25세에 못 미친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게 분명한 디캐프리오 같은 사례를 보면, 슬프게도 비슷한 나이대와 데이트하는 건 칭찬받을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 생각에 가장 흥미 있는 부분은 그랜트가 할리우드 버전의 46세가 아니라 그냥 46세처럼 보인다는 점"이라며 "빅토리아 베컴, 페넬로페 크루스도 40대 중반이지만 돈, 트레이너, 좋은 유전자로 인해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랜트는 빛나는 미소와 자연스러운 은회색 머리카락을 보여줬다. 그리고 주름도 눈에 띄었는데, 이건 할리우드에서 매우 희귀한 것이다"라며 "나는 주름과 회색 머리가 이 행성에서 당신의 전생애를 보여주는 사랑스러운 표시로서 객관적으로 좋게, 최소한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는 나이 먹는 게 두렵지 않다. 나는 늙어 보이는 게 두렵다"며 "내 태도의 근본적인 부분은 나의 허영심과 내면화된 여성혐오에서 기인됐지만, 중년 여성을 전성기가 지났다고 치부하는 세상의 시각과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있다"면서 50, 60대 여배우들이 활약하는 영화와 TV 시리즈를 예로 들었다.

그는 "그래서 나는 리브스와 그랜트가 실제로 연애를 한다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피부과 의사, 인스타그램 광고들이 '상태가 나빠지기 전에 감추고 예방하라'고 부추기는 신체적 특징들을 그대로 가진 여성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NBC뉴스에 따르면 "리브스와 그랜트의 사랑을 지지한다"는 한 트위터 게시물은 2만4000개의 좋아요를 받았고 5000번 넘게 리트윗됐다.

9세 연하 여성과의 연애로 호평을 받는 상황 자체가 남성 배우에게 덜 엄격한 평가 기준이 적용된다는 방증이란 분석도 나온다.

컬럼비아대의 영어 및 비교문학 교수인 샤론 마커스는 "그랜트가 55세고 리브스가 46세였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리브스는 25세가 넘은 여성과 데이트한다는 사실만으로 점잖다는 평가를 받으며 왕처럼 대접받고 있다"고 NBC뉴스에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여성을 자산으로 보는 사회에 살고 있다. 리브스 같은 유명인이 머리를 염색하지 않은 나이 든 여성과 사귀면, 사람들은 그런 남자는 페미니스트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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