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역외 부담까지 요구"…美 방위비 증액 전방위 압박(종합)

기사등록 2019/11/08 18:08:02

최종수정 2019/11/08 18:13:22

美 고위 관료, 전력자산 등 포함 47억 달러 요구 전해져

강경화 장관 "역외 부담 포함한 美 설명과 요청 있었다"

韓, SMA 틀에서 국민 납득 가능한 수준으로 합의 원칙

방위비 분담금 협상 앞두고 美국방장관까지 방한 '긴장'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강경화(왼쪽 세번째) 외교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데이비드 스틸웰(왼쪽 첫번째)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키이스 크라크(왼쪽 두번째)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이태호 외교부 2차관. 2019.11.06.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강경화(왼쪽 세번째) 외교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데이비드 스틸웰(왼쪽 첫번째)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키이스 크라크(왼쪽 두번째)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이태호 외교부 2차관.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이달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을 앞두고 분담금 증액을 위한 미국의 전방위 압박이 강화되고 있다. 미 외교·안보·경제 담당 3인방이 동시에 한국을 찾은 데 이어 다음주에는 에스퍼 미 국방장관까지 한국을 찾아 청구서를 내밀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국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증액분에 역외 전략 자산 비용까지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며 정치권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 역시 기존 SMA 틀 내에서 국민들이 납득 가능한 수준으로 합의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미국 측의 주장에 맞설 예정이다. 이후 3차 협상에서도 한미 간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분담금 협상 수석대표,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지난 5일 잇따라 한국을 찾았다.

스틸웰 차관보는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 70여분간 회동한 것을 비롯해 외교부와 국방부는 물론 정치권 인사들과 접촉하며 광폭 행보를 보였다. 드하트 대표는 비공식 일정으로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고 7일 저녁에는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비공식 만찬을 가진 뒤 출국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6일 주한 미 대사관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정치인은 물론 기업인들과 만나 한미간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방위비 분담금협정 구성 항목 외 한반도 역외 전략비용 등을 토대로 47억 달러에 달하는 방위비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고위 관료들과 만남을 가졌던 윤상현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외에 한반도 주변 전력자산, 미사일, 정찰 등 여러 가지를 총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미국의 요구안을 공개하지 않은 채 "(SMA를) 벗어나는 수준을 이야기하는 것은 맞다. (항목 중에) 많은 새로운 요소들이 있다"고 확인했다.

이후 강 장관은 8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의에서 무소속 손금주 의원이 "우리가 논의하는 방위비 분담금 내역에서 역외비용까지 포함돼 있느냐"고 물은 데 대해 "역외 부담 등을 포함한 미측의 설명과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강 장관은 "아직까지는 설명이라는 생각이 들고 기존 틀에서 합리적으로 우리가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의 증액을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세부 사항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미 간 상호 호혜적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하고 있다. 2019.11.07.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미 간 상호 호혜적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하고 있다. 2019.11.07. [email protected]
한미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관한 방위비 분담을 위해 1991년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5조에 대한 예외를 규정한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을 체결했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 내 건설비용 ▲군수 지원비라는 3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까지 1~5년 주기로 협상을 진행했으며 11차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한국이 부담하는 분담금은 1조389억원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차 SMA 협상에서도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청구하기 위해 '작전지원'이라는 항목을 도입하자고 주장했으나 한국은 방위비 협상 원칙상 맞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하지만 올해 또다시 미국은 유사시 한국 방어와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괌 등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의 미 전략 비용도 한국이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미 전략자산 전개 비용은 물론 주한미군 순환 배치, 한미 연합 군사훈련 시 발생 비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방위비 협상은 SMA 틀을 유지하면서 우리 국민과 국회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의 공평한 부담을 원칙으로 한다"며 "그 이상 다른 원칙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야 모두 5배가 넘는 수준의 분담금은 과도하며 역죄 부담을 추가할 경우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반발했다.

윤상현 외통위원장은 "방위비 5배 인상은 국민 정서상 받을 수 없고 국회 비준 동의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어렵다"며 "한국 정부가 기여할 수 있는 틀에서 SMA 틀이 아닌 방법에 대해서 우리와 미국이 제시해서 창의적 해법 모색이 필요하다. 미국도 창의적 해법에 대해 관심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현재 방위비 분담금의 5배를 증액 요구한 것은 누가 봐도 과도하고 불공정한 요구"라며 방위비 분담금은 그간 책정 타당성과 집행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미 양국이 적정 규모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함께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을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한 한국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오는 20일께 미국을 함께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전해졌다.

한편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오는 15일 51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참석을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이달 서울에서 열리는 3차 분담금 협상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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