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아리랑제②]최신아 대표 "최승희 춤으로 세계와 통하고 싶다"

기사등록 2019/11/17 14:58:50 최종수정 2019/11/25 17: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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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희 제자...탈북 무용가로 실력 인정 받아
'2019 사할린 아리랑제'서 '쟁강춤' 선보여

associate_pic4【유즈노사할린스크(러시아)=뉴시스】조수정 기자 = 북한 무용학교 교장 등을 지낸 세계적인 무용가 고(故) 최승희의 무용을 남한에 알리고 있는 탈북 무용가 최신아가 16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사할린 주(州) 주도인 유즈노사할린스크 시 내 사할린 한인문화센터에서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사할린주한인협회 공동주최로 열린 '한민족공동체실현을 위한 2019 사할린 아리랑제'에서 최승희의 '무희춤'에서 이어져온 '쟁강춤'을 선보이고 있다. 2019.11.17. chocrystal@newsis.com
【유즈노사할린스크(러시아)=뉴시스】이재훈 기자 = 발레와 현대무용이 활발한 우리와 달리 북에서는 '한국 신무용의 개척자' 최승희의 춤을 계승하는 등 전통무용에 주력하고 있다.

귀신을 쫓고 복을 맞이한다는 의미로 손에 부채를 들고, 손목에는 방울을 달아 '쟁강쟁강' 소리가 나는 '쟁강춤'은 최승희의 '무희춤'으로부터 이어져온 대표적인 춤이다.

16일 오후 러시아 사할린 주(州) 주도인 유즈노사할린스크 시 내 사할린 한인문화센터에서 열린 '한민족공동체실현을 위한 – 2019 사할린 아리랑제'에서 이 춤이 완벽하게 재현됐다.

탈북 무용가로 최승희의 춤을 남한 땅에 알리고 있는 최신아가 주인공. 보통 10명이서 추는 군무춤인데 빠르고 절도 있는 그녀의 동작 덕에 혼자서도 부족함이 없었다. 역동적이고, 동작에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지난 4월 이미시문화서원 주최로 열린 3·1운동&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으로 열린 추념 음악회에 최신아가 이끄는 최신아예술단이 출연, 선보인 최승희의 '장고춤'을 사할린 동포들이 본 것이 이번 초청의 기회가 됐다.

사할린에서 꾸준히 아리랑을 알려온 아리랑학회 기미양 연구이사에게 사할린 동포들이 부탁, 이번 만남이 성사됐다. 기 이사는 "사할린 동포들이 최신아 씨를 무조건 초대해달라고 했다"고 귀띔했다. 최신아는 "초청해줘서 감사할 뿐"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associate_pic4【유즈노사할린스크(러시아)=뉴시스】조수정 기자 = 북한 무용학교 교장 등을 지낸 세계적인 무용가 고(故) 최승희의 무용을 남한에 알리고 있는 탈북 무용가 최신아가 16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사할린 주(州) 주도인 유즈노사할린스크 시 내 사할린 한인문화센터에서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사할린주한인협회 공동주최로 열린 '한민족공동체실현을 위한 2019 사할린 아리랑제'에서 최승희의 '무희춤'에서 이어져온 '쟁강춤'을 선보이고 있다. 2019.11.17. chocrystal@newsis.com

2012년 남한으로 들어온 최신아는 북한에서 유명한 무용가였다. 함경북도 청진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함경북도 예술감 무용수, 무용감독을 10년간 역임했다. 질 좋은 부식물이 제공되는 높은 등급인 3급 무용수였다. 

그런데도 사할린 아리랑제에서 만난 최신아는 처음에 한국에서 무용단을 만들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무대에서 자신을 인정받을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연하게 여겼다. 집에서 십자수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2015년 8월 광복 70주년 기념 '2015 국민대통합 아리랑 전국순회'에 출연할 기회를 얻었다. 최승희의 '장고춤'을 선보였고 이후부터는 일사천리였다. 남원한복패션쇼 안무를 맡기도 했다. 그녀의 실력은 입소문이 났고 그해 말 최신아예술단도 창단하게 됐다.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에 맞춰 창작한 춤이 특히 인기를 누렸다. 마지막에 태극기를 펼치는 퍼포먼스로 마무리하는 공연이다. 괌 등에서도 선보였다. "해외 동포 분들은 태극기만 보셔도 뭉클해하더라"고 했다. TV조선 '모란봉 클럽'에 출연했을 당시 이 춤을 촬영한 영상은 유튜브에 게재돼 72만뷰를 기록 중이다.
 
associate_pic4【유즈노사할린스크(러시아)=뉴시스】조수정 기자 = 북한 무용학교 교장 등을 지낸 세계적인 무용가 고(故) 최승희의 무용을 남한에 알리고 있는 탈북 무용가 최신아가 16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사할린 주(州) 주도인 유즈노사할린스크 시 내 사할린 한인문화센터에서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사할린주한인협회 공동주최로 열린 '한민족공동체실현을 위한 2019 사할린 아리랑제'에서 최승희의 '무희춤'에서 이어져온 '쟁강춤'을 선보이고 있다. 2019.11.17. chocrystal@newsis.com
북한에서 누구나 인정할 만한 표준 동작을 선보여 '무용계의 교과서'로 통하던 최신아는 열일곱살 때부터 신인들을 키우는 역도 맡았다. 그러니 올해 초 최신아 무용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자연스런 일이다. 무용을 비롯 예술의 기본을 가르치는 곳이다.

최신아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작년 말 최승희 ‘평양장고춤’을 이북5도 무형 문화재 등록을 위한 신청을 해놓았다. 이북5도 무형문화재는 황해도·평안남도·평안북도·함경남도·함경북도 등 북한 지역에 있는 5개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예술의 인간문화재를 가리킨다. 현재 만구대탁굿, 평양검무 등이 등록돼 있다. 

최신아는 최승희 제자의 제자다. 최승희의 '평양장고춤'이 이북5도 무형문화재가 된다면 북한의 오리지널 춤이 남한의 문화재가 되는 역사적인 기록이 쓰이게 된다. "제 창작품이 아닌 최승희의 춤을 현재까지 보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쟁강춤도 문화재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 우리 민족의 유산을 지켜나가기 위한 노력이다. 

지난해 2월 서울 국립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이 공연을 지켜봤다는 최신아는 남북 예술가가 같이 한 무대에 오를 수 있으면 하는 마음에 울컥하기도 했단다.

최신아는 우선 연구소를 한국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만드는 것이 꿈이다. "비록 얼굴과 생김새는 다르지만, 최승희 선생님 춤은 통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춤으로 세계와 교감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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