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와서 지지"…홍콩 유학생 주최 사진전 성황

기사등록 2019/11/17 15:53:41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진행

최루탄·폭행 등 참상 담은 사진 전시

낮 시간 입구부터 관람객들 인산인해

"15일 190여명, 16일엔 300여명 방문"

"홍콩 상황, 우리나라 5·18과 너무 닮아"

중국교포 "모두가 홍콩 싫어하지 않아"


【서울=뉴시스】김정현 수습기자=홍콩 유학생 모임인 'Freedom HONG KONG KRteam'이 서울 마포구 갤러리 위안에서 개최한 스탠드 위드 홍콩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 전시회에서 17일 한 관람객이 사진을 보고 있다. 2019.11.17. ddobagi@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수습기자=홍콩 유학생 모임인 'Freedom HONG KONG KRteam'이 서울 마포구 갤러리 위안에서 개최한 스탠드 위드 홍콩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 전시회에서 17일 한 관람객이 사진을 보고 있다. 2019.1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창환 기자, 김정현 수습기자 = "중국인분들도 오셔서 홍콩을 지지하고 중국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휴일인 17일 낮 12시. 서울 마포구에 있는 '갤러리 위안'은 입구에서부터 한국과 홍콩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 곳에서는 '스탠드 위드 홍콩-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 전시회가 진행됐다. 지난 15일부터 3일간 열리는 전시회로 이날이 마지막 날이다.

주최 측 관계자는 "한국인 방문객이 대다수이긴 하지만 홍콩인, 중국인들도 방문한다"고 전했다.

최루탄 살포 피해를 입고, 무자비한 폭력으로 쓰러져 피를 흘리는 시민들의 모습 등 이날 전시회에서는 홍콩 경찰들의 폭력 진압 장면을 담은 사진들이 곳곳에 걸렸다. 시민들의 피 흘린 사진 밑에는 흰색 국화꽃이 비치돼 있기도 했다.

또 헬맷과 보안경, 산소마스크 등 홍콩 시위 현장에 쓰인 도구들과, 경찰과 달리 홍콩 시민들이 질서정연하게 평화 집회를 이어가는 사진도 볼 수 있었다.

특히 "이 학생들이 보이나. 2047년이 되면 우리는 중국의 노예가 될 것"이라는 호소로 마무리 된 홍콩 경찰들의 폭력성이 담긴 무편집·무삭제 영상은 관람객 수십여명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갤러리 입구에서부터 이 영상 앞까지 관람객들이 줄지어 섰다.

이번 전시회는 홍콩 유학생 모임인 'Freedom HONG KONG KRteam'이 홍콩 현지에서 지난 6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범죄인 인도(송환법)' 반대 운동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주최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 15일에는 190명, 16일에는 380명이 넘는 관람객이 전시회를 찾았다.
【서울=뉴시스】김정현 수습기자=홍콩 유학생 모임인 'Freedom HONG KONG KRteam'이 15~17일 서울 마포구 갤러리 위안에서 스탠드 위드 홍콩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 전시회를 열었다. 2019.11.17. ddobagi@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수습기자=홍콩 유학생 모임인 'Freedom HONG KONG KRteam'이 15~17일 서울 마포구 갤러리 위안에서 스탠드 위드 홍콩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 전시회를 열었다. 2019.11.17. [email protected]
취재기자의 몸에서 클로로포름이 검출되는 등 현지 내 심각한 환경 피해가 속출되고 있음을 알리는 사진과 현지 시위대에게 전할 메시지를 적는 커다란 종이도 마련돼 있었다. 종이는 한국어·영어·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의 지지 문구로 가득찼다.

주최 측은 방문한 관람객들을 위해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 문구가 담긴 배지와 스티커 등을 나눠주기도 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홍콩에서 유명한 화가가 제작한 엽서도 있다"며 "한국인이 달고 다닐 수 있게 제작해 시위를 알리려는 목적으로 제작됐다. 자금은 홍콩 시민들이 현지에서 모금해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을 중국 한족이라고 소개한 40대 남성은 이날 전시회를 찾아 "나는 지난 1989년 6·4(천안문 사태) 목격자로, 홍콩 시민들의 자유로운 목소리를 경찰이 강압적으로 진압하기 때문에 지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길림성 출신의 중국교포 박모(44)씨는 "중국 공산당과 인민을 분리해야 한다. 중국인들 모두가 홍콩을 싫어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에서 온 이모(48)씨는 "(홍콩 시위는) 한국의 5·18(광주 민주화운동)과 너무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시민의 안전을 도외시하는 정권은 어떤 방식으로든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며 "한국 언론의 홍콩 보도는 아주 부족하다. 5·18당시에도 외국 언론의 진실 보도가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6월 홍콩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작된 송환법 반대 시위는 반중 시위로 성격이 변하면서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과도한 공권력을 행사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찰이 쏜 고무총탄에 외신기자가 실명하고, 몸싸움 중 경찰 총에 맞은 시민들이 쓰러지는 사건 등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찰이 여성 시위 참가자들을 성폭행했다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국제적 파장이 일고 있다.

또 시위대들은 중국계 은행이나 상점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했으며, 최근 사제 폭탄이 시위 현장에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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