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배려해달라"…사망 특감반원, 의미심장 메모 9장

기사등록 2019/12/02 20:33:22

아내 등 가족에 "미안하다"고 적어

윤석열에 "가족에 배려 부탁" 메모

관계자 "생계 부탁은 아니지 않겠냐"

검찰, 사망 수사 서초서 형사팀 압색

'사망 특감반원' 메모·휴대폰 등 압수

[서울=뉴시스] 조인우 기자 = 숨진 채 발견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출신 검찰수사관의 자필 메모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가족을 배려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전 특감반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현장에서 A씨가 자필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짧은 메모 9장이 함께 발견됐다.

여기에는 수신인을 달리 해 아내 등 가족에게 보내는 미안하다는 내용의 3~4줄의 짧은 메시지와 함께 검찰을 향한 메시지도 담겼다.

윤 총장을 수신인으로 '죄송합니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라는 글도 적힌 것으로 파악됐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윤 총장에게 죄송하다는 취지라기 보다는 핵심은 뒤에 붙은 말이라고 본다"고 했다. 죄송하다는 말 뒤에는 '면목이 없지만 저희 가족들에게 배려를 부탁합니다'라고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앞서 다수 언론을 통해 A씨가 자필 메모를 통해 '윤 총장에게 죄송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관계자는 "가족의 생계를 부탁한다는 말은 아니지 않겠냐"며 "가족에게는 피해를 입히지 말라는 것인지, 상처를 주지 말라는 것인지 핵심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A씨의 메모에는 윤 총장에게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건강하라는 말도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관계자는 "인사하는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1일 오후 서울 서초동 한 건물 소재 지인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A씨가 자필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도 함께 발견됐다.

A씨는 사망 당일 김기현 전 울산시장 첩보 전달 의혹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검찰은 A씨 당일 오후 6시 A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 내지 면담을 할 예정이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하게 됐다고 전했다.

A씨는 청와대 근무 시절 일명 '백원우 특감반'이라고 불렸던 별도의 팀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원우 특감반' 가운데 일부는 울산에 내려가 김 전 시장 수사 상황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한편 검찰은 2일 오후 A씨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후 3시20분께부터 5시께까지 약 1시간40분 동안 서초서 형사팀 사무실을 압수수색 해 A씨의 휴대전화와 자필 메모 등 유류품을 압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정확한 사인 등에 대한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 돌연 진행된 압수수색이라는 점에서 경찰 내부에서는 불쾌하다는 기류가 나온다.

경찰청은 이날 입장을 발표해 "A씨 변사사건 발생 이후 명확한 사망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감식, 주변 폐쇄회로(CC)TV 확인, 부검 등 수사를 했고 현장에서 발견된 메모, 휴대폰 분석 등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에서 A씨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를 명확히 밝히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며 "향후에도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고, 휴대폰 포렌식 과정 참여 등 필요한 수사협조를 검찰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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