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환희 "'빛나는 아가씨', 예술의전당 무대 서다니..."

기사등록 2019/12/03 09: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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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계 기대주...초연 앞둔 뮤지컬 '빅 피쉬' 조세핀 역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김환희. (사진 = CJ ENM 제공) 2019.12.03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이태원에 사는 뮤지컬배우 김환희는 반포대교를 건너와 저 멀리 서초동 예술의전당이 보이기 시작하면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저 큰 예술의전당 무대에 제가 서다니···. 진짜 기분이 이상한 거예요. 가슴이 너무 뜨거워지기도 하고. 그런데 너무 넓어서 한참을 헤매기도 했어요. 하하."

김환희는 4일부터 내년 2월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빅 피쉬'의 '조세핀‘ 역에 캐스팅됐다. '어린왕자' '머더러' 등 소극장 뮤지컬을 통해 대학로에서 급부상한 그녀가 대형 뮤지컬에서 주연급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빅 피쉬'는 대니얼 월러스의 원작 소설(1998)과 국내에서 두터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팀 버튼 감독의 영화(2003)로 잘 알려진 작품. 뮤지컬은 2013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당시 CJ ENM이 글로벌 공동프로듀서로 나서기도 했다. 6년 만인 이번에 국내에서 공연하게 됐다.

'에드워드 블룸'이 전하고자 한 진실을 찾아가는 아들 '윌 블룸'의 여정을 그린다. 에드워드는 아내와 아들을 사랑하지만 한 곳에 얽매어 있지 못하는 모험가적 기질 때문에 가족들의 오해를 사는 인물이다.

극 중 기자인 조세핀은 윌의 약혼자다. 심지가 굳고 사랑이 넘치며 따듯한 모던한 여성이다. 영화에서는 프랑스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가 이 역을 맡았다. 제작진은 온 몸에서 따듯함과 밝음이 묻어 나오는 김환희를 보고 조세핀 역에 제격이라고 여겼다.

추운 날에 무한히 껴입고 싶은 털실 같은 목소리의 김환희는 그럼에도 처음에 조세핀을 해석하는데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고 털어놓았다. 조세핀에 대한 명확한 배경이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김환희는 "조세핀이 단순히 윌의 약혼자로만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힘 주어 말했다. "조세핀은 위험한 나라를 돌아다니는 기자예요. 현명하고 지혜롭죠. 사랑스러운 반면 냉철함과 똑 부러지는 면도 있고요. 너무 멋있는 여성이라 입체적으로 그리고 싶어요."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김환희. (사진 = CJ ENM 제공) 2019.12.03 realpaper7@newsis.com
조세핀과 본인이 닮은 점으로는 "호기심이 많다"는 것을 꼽았다. 조세핀의 모습 중 닮고 싶은 점으로는 "이성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저는 감정적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경우가 있거든요"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감정표현이 뛰어난 김환희는 현재 뮤지컬 신에서 분명 기억해야 할 이름이다. 남경주·박호산·손준호가 에드워드, 이창용과 김성철이 윌, 구원영과 김지우가 에드워드의 영원한 첫사랑인 아내 '산드라'를 연기하는 이 뮤지컬에서 김환희는 주역 중 유일하게 원캐스팅으로 나선다.

경복대 실용음악과에서 보컬을 전공한 김환희는 2015년 '판타지아'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등의 앙상블을 거쳐 '투모로우 모닝', '아빠가 사라졌다' 등에 나왔다.

전환점이 된 것은 지난해 공연계 화제작이었던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순수한 영혼을 가진 '아멜리아'를 연기했다. 이 역으로 올해 초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여자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어린왕자'와 '머더러'로 팬덤도 거느리게 됐다. 특히 '숏컷'을 한 이후 '잘 생겼다'는 평도 들으며 여성 팬들도 부쩍 늘었다. 

노래가 좋아 실용음악과에 진학한 김환희는 처음부터 뮤지컬배우를 꿈 꾼 것은 아니다. 교수의 제안으로 뮤지컬 오디션에 지원하게 됐고, 수차례 오디션에 떨어졌다. 겁도 없이 대형 뮤지컬 타이틀롤 역에 지원하기도 했다.
 
그런 김환희는 갈수록 뮤지컬이 좋다고 했다. 팝스타 비욘세, 리아나처럼 퍼포먼스가 동반된 무대를 동경해왔는데 뮤지컬은 노래, 춤, 연기를 고루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왼쪽부터 이창용, 김환희, 김성철. (사진 = CJ ENM 제공) 2019.12.03 realpaper7@newsis.com
최근에는 단체 생활에 푹 빠졌다. "처음에는 무(無)였다가 사람들끼리 합심해서 무대를 만드는 것이 너무 멋있어요.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작업을 하는데, 혼자서는 하지 못하는 것을 다 같이 해내는 쾌감이 있죠. 하하."
 
내내 김환희로부터 긍정적 에너지가 발산한다. "제가 열심히 했음에도 안 되는 것이라면 '제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해요"라고 빙그레 웃었다.

앙상블 때부터 자신을 좋아해준 팬들은 이번에 그녀가 '빅 피쉬'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얼굴에 뭉클함을 숨기지 못했다. 그들을 바라보는 김환희 역시 눈가가 촉촉해졌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킹키부츠' 로렌, '지킬앤하이드' 루시, '미스 사이공' 킴, '맘마미아!' 소피···. 호기심이 왕성한 눈빛을 한 채 맡고 싶은 작품의 캐릭터 목록을 쏟아낸다. 
 
이름 환희의 한자는 '빛날 환(奐)'과 '아가씨 희(㚦)'를 쓴다. '빛나는 아가씨', 지금 딱 김환희를 가리키는 수식어다. 21세기 차세대 뮤지컬배우의 빛나는 때는 이렇게 시작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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