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은 단순 해석이 아닌 느낌·문화를 담아내는 것"

기사등록 2019/12/16 15:32:02

한국문학번역상 수상자 기자 간담회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언수(왼쪽 세번째) 작가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한국문학번역역원 주최로 진행된 '2019년도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러시아권 수상자 김환, 이상윤 번역가, 김언수 작가,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영어권 수상자 김소라 번역가, 스페인어권 수상자 윤선미 번역가, 공로상 수상자인 세라노 작가 겸 출판사 대표. 2019.12.16.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언수(왼쪽 세번째) 작가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한국문학번역역원 주최로 진행된 '2019년도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러시아권 수상자 김환, 이상윤 번역가, 김언수 작가,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영어권 수상자 김소라 번역가, 스페인어권 수상자 윤선미 번역가, 공로상 수상자인 세라노 작가 겸 출판사 대표.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번역가 김소라, 윤선미, 이상윤·김환이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은 수상의 기쁨을 나누면서도 번역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원작자로서 참석한 김언수 작가는 번역가들을 향해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김언수의 '설계자들'을 영어 번역한 김소라, 소설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스페인어로 번역한 윤선미, 천명관 '고래'를 러시아어로 번역한 이상윤·김환이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문학번역원은 16일 낮 12시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 2층에서 수상자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영어권 수상자 김소라 번역가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한국문학번역역원 주최로 진행된 '2019년도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16.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영어권 수상자 김소라 번역가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한국문학번역역원 주최로 진행된 '2019년도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소라 번역가는 김언수 작가의 장편소설 '설계자들'을 영어로 번역해 한국문학번역상을 수상한다. 김소라 번역가는 2005년 코리아타임즈 현대문학번역상, 2007년 한국문학번역신인상 수상한 바 있으며 공지영, 배수아, 신경숙, 전성태, 편혜영, 황석영 작가의 소설을 영미권 독자들에게 알려왔다.

2017년 편혜영의 '홀'은 셜리잭슨상을 수상했고 2019년 황석영의 '해질 무렵'은 맨부커상 국제부문 후보작에 올랐다. 이외에도 펜(PEN) 번역상, 베스트번역서 상 후보에도 오른 바 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스페인어권 수상자 윤선미 번역가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한국문학번역역원 주최로 진행된 '2019년도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16.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스페인어권 수상자 윤선미 번역가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한국문학번역역원 주최로 진행된 '2019년도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16. [email protected]

윤선미 번역가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페인어권을 대표하는 한국문학 전문 번역가로 지난 10여년 간 김기택, 백가흠, 백무산, 이승우, 윤흥길, 한강 등 한국 작가들의 ㅅ와 소설을 스페인어로 옮겨왔다.

그는 앞서 한강 작가의 맨부커상 수상작 '채식주의자'도 번역한 바 있다. '채식주의자' 스페인어판은 산클레멘테 문학상 수상작으로 꼽히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러시아권 수상자 이상윤 번역가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한국문학번역역원 주최로 진행된 '2019년도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16.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러시아권 수상자 이상윤 번역가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한국문학번역역원 주최로 진행된 '2019년도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상윤·김환 번역가는 천명관의 '고래'를 러시아어로 번역했다. 이들은 각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고등경제대학교와 러시아 게르첸사범대학교에서 후학 양성 중이다. 이들은 앞서 김언수 작가의 '설계자들'과 조해진 작가의 '로기완을 만났다'를 공동 번역했다.

또 이상윤 번역가의 경우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러시아어로 옮겨 현재 출판 중이며 이외에도 박완서, 은희경, 신경숙 등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러시아 독자들에게 소개해왔다.

원작자로서 참석한 김언수 작가는 "(해외에서) 좋은 작품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면 컴퓨터는 어떤 부품을 쓰느냐에 따라 사양이 달라진다. 좋은 문학 작품도 좋은 작품과 좋은 편집이 있어야 한다. 좋은 작가는 문제가 아니다"며 번역가들을 향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언수 작가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한국문학번역역원 주최로 진행된 '2019년도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러시아권 이상윤 번역가, 김 작가,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영어권 수상자 김소라 번역가. 2019.12.16.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언수 작가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한국문학번역역원 주최로 진행된 '2019년도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러시아권 이상윤 번역가, 김 작가,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영어권 수상자 김소라 번역가. 2019.12.16. [email protected]

김 작가는 "해외에서 번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문장이 좋다거나 표현이 좋다는. 그런데 그런 말씀해주는 분들이 한글 문장을 보고 말씀하시는 것은 아니지 않나. 아무리 국내에서 우리끼리 절정의 문학이라고 할만한 작품을 쓴다고 해도 훌륭한 번역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번역가들은 평소 번역활동을 함에 있어 어려웠던 점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소라 번역가는 "작품마다 어려운 점은 다른 것 같다. 문장을 그대로 번역하는 게 아니라 느낌을 살려야하지 않나. 그런 부분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다. 그런데 그 부분 때문에 재미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러시아권의 경우 예술성부터 주목받기 보다는 하나의 재미있는 사건이 독자들을 더욱 사로잡는다고 한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러시아권 수상자 김환 번역가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한국문학번역역원 주최로 진행된 '2019년도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16.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러시아권 수상자 김환 번역가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한국문학번역역원 주최로 진행된 '2019년도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환 번역가는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한다는 것은 그 언어가 어떤 언어인지를 떠나 어렵다고 본다"며 "번역은 곧이 곧대로의 단어를 갖다 대는 것이 아니라 번역하는 언어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이 이런 상황이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번역하는 것이다. 그 언어를 잘 알아야 잘 번역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윤 번역가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제가 번역한 책 중 제일 힘들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특히 죽은 소년이 엄마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울면서 번역했다. 번역을 다 하면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지금 쉬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선미 번역가는 한국문학의 특징인 '여백의 미학'이 번역에 있어 어려움으로 꼽았다.

그는 "한국 문학은 문장이 간결하고 여백이 많다. 독자가 보면서 완성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그대로 번역하면 문장이 딱딱하고 짧아서 서양 독자들에는 '이게 뭐야' 싶다. 그래서 번역할 땐 문장을 잇거나 추가 설명을 하거나 더 많은 해석과 의미를 부여하면서 번역하는게 어렵다. 말만 옮기는게 아니라 마음도 들어가고 해석도 들어가고.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라 더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제17회 한국문학번역원 공로상에는 스페인 베르붐 출판사 대표이기도 한 피오 세라노 작가와 김혜순 시인의 영미권 전담 번역가인 최돈미 번역가가 선정됐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제7회 한국문학번역원 공로상 수상자인 피오 세라노 작가 겸 출판사 대표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한국문학번역역원 주최로 진행된 '2019년도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16.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제7회 한국문학번역원 공로상 수상자인 피오 세라노 작가 겸 출판사 대표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한국문학번역역원 주최로 진행된 '2019년도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16. [email protected]

피오 세라노 작가는 한국 문학의 스페인어권 진출에 아쉬움을 표했다. 피오 세라노 작가는 베르붐 출판사를 통해 한국 문학 번역서를 50권 이상 출간해왔다.

그는 "스페인에서는 한국 문학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안타깝게도 너무 늦게 알려졌다"며 "중국, 일본 문학은 19세기 중반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한국 문학은 너무 늦게 알려져서 그 여파가 여태까지 오는 것이다.1960년대 시집이 하나 출간된 게 전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이런 표현을 쓴다. 한국은 블랙홀 같은, 그늘에 있는 곳이고 양 옆에 아주 밝은 중국과 일본이 있어 그만큼 가려져있다고"며 "스페인어권에서는 영어권에서 상을 받은 한국 작품에 출판사가 관심을 갖고 출간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외 제18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은 홍세태 '김영철전'을 ▲영문 번역한 배영재 ▲중국어 번역한 장기남, 김혜진의 '다른 기억'을 ▲프랑스어 번역한 클로에 고티에 ▲독일어 번역한 마틴 무르지글로트 ▲스페인어로 번역한 박정효 ▲일어 번역한 이토 마키 ▲베트남어로 번역한 두 티 타인 트엉, 최명익의 '장삼이사'를 러시아어 번역한 클리멘코 올가 등이 선정됐다.

한국문학번역상 시상식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