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긍정적 지표 늘어"…금리동결 이어가나(종합3보)

기사등록 2020/01/17 15:20:07

경기 회복 기대감에 '관망', 부동산 정책 공조 차원

한은 금통위 "올해 경제성장률 2%대 초반 전망"

추가 금리인하 여지는 있어…연내 동결 관측도 제기

4월 금통위원 4명, 임기 만료 변수로 작용할 수도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7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국내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를 강력히 드러내고 있는 정부와의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금리를 현재 연 1.25%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린 만큼 당분간 인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10월 1.25%로 0.25%포인트씩 낮춘 바 있다. 경기 부진세가 지속된 가운데 0%대 물가상승률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커진 데에 따른 조치였다.이후 지난해 11월 금리를 한 차례 동결한 바 있다.

◇한은, 경기 반등론 힘실어 "경기부진 일부 완화"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인하를 서두를 명분이 줄어들게 됐다. 올해 경기는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긍정적 지표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기 개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일부 경제지표는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까지 수출은 13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6억6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반도체 수출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국내 경제에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지난해 수출 경기 악화의 배경 중 하나던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도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다.

한은 금통위도 이날 배포한 통화정책방향에서 국내 경제 부진세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는 부진이 일부 완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며 "올해중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한 2%대 초반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금리동결은 정부와의 정책 공조 차원에서 단행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의 의지가 한은의 금리인하를 어렵게 만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를 통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 17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 17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당분간 금리동결 이어갈 듯, 추가 인하 가능성 열려있어

한은이 당분간 금리동결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경기 회복세가 아직 가시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은 2.3%로 지난해(2.0%)보다는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잠재성장률(2.5~2.6%) 수준에는 못 미친다.

뚜렷한 경기 반등세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한은이 올 한 차례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도 조동철, 신인석 금통위원이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지난해 11월 회의 때에는 소수의견이 1명이었으나 2명으로 확대된 것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고 있는 점은 한은의 금리인하 정책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대외 리스크 요인이 언제든 재발할 위험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융안정 때문에 경기 모멘텀 회복에 대한 노력을 미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내 금리동결론도 제기된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가 점차 완화되고, 정부의 부동산 시장 억제 의지로 금통위의 금융안정 의지도 높아졌다"며 "성장전망 경로상 추가 악화가 아니라면 한은의 연내 금리동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4월 금통위원 7명 중 4명의 임기가 끝나는 점은 향후 통화정책방향 결정에 있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고승범, 신인석, 이일형, 조동철 금통위원이 4월20일 임기를 마친다. 이들 금통위원의 임기 만료전 예정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는 다음달 27일과 4월9일, 단 두 차례만 남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