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수사 제동
법원 "혐의 및 법리에 다툼의 여지 있어"
추경호 "공정한 판단 해준 법원에 감사"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국회의 12·3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을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5.12.03.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03/NISI20251203_0021083306_web.jpg?rnd=20251203003107)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국회의 12·3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을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5.12.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의 국회 계엄 해제 방해에 대한 특검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혐의 및 법리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면밀하고 충실한 법정 공방을 거친 뒤 그에 합당한 판단 및 처벌을 하도록 함이 타당하다"며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추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또 "피의자가 불구속 상태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방어권을 행사하도록 할 필요가 있는 점, 피의자의 주거, 경력, 수사 진행 경과 및 출석 상황, 관련 증거들의 수집 정도 등을 볼 때 피의자에게 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추 전 대표는 구속 심사 결과를 대기하던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이날 오전 5시20분 정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를 기다리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전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를 쳤다.
추 전 대표는 "무엇보다 공정한 판단을 해준 법원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강추위에 늦게까지 걱정과 관심,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이제 정권에서는 정치 탄압, 야당 탄압 중단하고 민생을 지키고 미래를 키우는 일에 집중해 주면 고맙겠다. 그 길에 진정성이 있으면 저도 적극적으로 동참,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3시부터 오후 11시53분까지 8시간53분에 걸쳐 추 전 대표에 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10시간5분), 백현동 개발 특혜·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의 이재명 대통령(9시간16분)에 이은 최장 기록이다.
추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해제요구안 의결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여하는 것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가 집결 장소를 국회→국민의힘 당사→국회→국민의힘 당사로 4차례 변경해 의원들이 분산되도록 했다고 특검은 보고 있다.
추 전 대표는 자택에서 국회로 이동하던 중이던 오후 10시59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연다고 공지했다. 오후 11시9분에는 국민의힘 당사로, 오후 11시33분에는 국회로, 다음날 오전 0시3분에는 국민의힘 당사로 다시 모이는 장소를 바꿨다.
특검 조사에 따르면 두번째 공지 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추 전 대표는 '더 늦으면 국회가 봉쇄될 테니 지금 당사에 있는 의원들과 함께 신속히 국회로 가야 한다'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의 제안에 응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9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뒤 이석하며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6.06. myj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6/06/NISI20240606_0020368023_web.jpg?rnd=20240606111722)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9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뒤 이석하며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6.06. [email protected]
윤 전 대통령이 오후 11시22분 추 전 대표에게 전화해 2분5초간 통화하며 "비상계엄이 보안을 요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리 알려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며 대국민 담화문의 내용과 같은 취지로 비상계엄 선포 이유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과 추 전 대표가 짧은 통화로도 비상계엄에 관한 논의를 끝마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양측이 정치적 입장을 같이 한다는 이유에서다. 추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1일 윤 전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에 관한 인식과 궤를 같이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는 것 등을 근거로 들었다.
특검은 추 전 대표의 구속영장에서 홍철호 당시 정무수석비서관,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통화하며 알게 된 사실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제공하지 않았다는 부분도 언급했다. 비상계엄 선포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해제요구안 의결에 참석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정보를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추 전 대표는 "특검은 제가 언제 누구와 계엄에 공모, 가담했다는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원내대표로서의 통상적 활동과 발언을 억지로 꿰맞춰 영장을 창작했다"며 "민주당의 독선적 국회 운영을 비판한 발언을 비상계엄에 대한 사전 공모라고 주장한다"며 특검을 반박했다.
그는 "제가 계엄 당일 당사에서 윤 대통령과 짧은 통화 직후 계속 당사에 머문 것이 아니라, 일각의 의혹과는 반대로 동료 의원들과 함께 국회로 이동하며 의총 장소를 당사에서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변경한 것을 본회의장 출입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왜곡하고 있다"고도 했다.
추 전 대표는 "당일 본회의 진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보셨듯이 국민의힘 의원 그 누구도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사실도 없다"며 "미리 결론을 정해놓은 특검이 남긴 것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죄를 구성한 공작 수사였다는 자기 고백뿐이다"고 비판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구속영장이 두 차례 기각된 데 이어 추 전 대표의 신병 확보에도 실패하며 특검이 무리하게 영장 청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은 추 전 대표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기는 방안 등을 검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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