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설명글 日 "레이더갈등, 한국과 더 협의 않겠다"한국 군 당국과 일본 방위 당국이 한 달 동안 대치 국면을 유지해왔던 '레이더 공방'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본 방위성은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화기관제용 레이더(추적레이더) 탐지음 ▲수색용 레이더(탐색레이더) 탐지음 등 해상자위대에서 기록한 음성파일 2개를 공개하고,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방위성은 그러면서 더 이상 한국 측과 실무협의를 지속해도 진실 규명에는 이르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한국과의 협의 중단의 뜻을 밝혔다. 일본이 지난 한 달 동안의 갈등에 대해 기존 주장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협의 중단' 뜻을 내비치면서 일정 부분은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표면적으로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을 계기로 열릴 예정인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이 문제를 어느 정도 매듭짓겠다는 일본 측의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읽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는 23일(현지시간)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일본 초계기 레이더 갈등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일본 측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이번 갈등 국면을 계기로 일본이 국내외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한 것 아니겠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일본 입장에서) 나토(NATO) 국가를 포함해서 서방 국가로부터 자신들이 더 합리적이고 행동에 정당성이 있고, 한국이 적성국가의 행동처럼 보였다는 부분을 (대외적으로)보여줬다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한반도 문제에서) 남·북·미, 남·북·미·중으로 가면서, 일본이 외교무대에서 배제된 측면도 있다"며 "자신들에게 홀대하면 되겠냐는 하는 일종의 경고도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특히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팬타곤을 방문해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에게 한일 간 초계기 레이더 갈등 문제에 대한 자국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도 "이미 이 사안에 대해서 일본은 내부 정치적으로는 승리한 것으로도 보인다"며 "아베 신조 일본총리 입장에서는 반한 감정을 많이 조장한 측면이 있고, (갈등 국면을) 더 끌 이유도 없다"고 분석했다. 신 사무국장은 그러면서 "한국이 (일본의 주장을) 긍정해주지 않을 게 뻔한 상황에서 마지막에 장문의 자료들과 근거를 가지고 마무리 짓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군사기밀을 공개하는 부담에 따른 조치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레이더 주파수 정보를 공개하면 양국관계가 걷잡을 수 없어진다"며 "추적레이더(STIR)가 광개토대왕함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함정에도 있다. 한국 해군의 사격통제 레이더 시스템을 전부 갈아엎어야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사무국장은 그러면서 "일본도 마찬가지로 주파수 특성을 공개하면 전자전 능력을 공개하는 게 된다. 시스템을 갈아엎어야 한다"며 "일본 입장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있는데 한국과의 문제로 인해 정보전 능력을 공개하면 그 뒤에 뒷감당이 골치 아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 국방부가 이날 일본 방위성의 발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객관적인 검증을 촉구함에 따라 사태가 일단락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일본 측이 근거자료 제시 없이 이른바 전자파 접촉음만을 공개한 뒤 사실 관계를 검증하기 위한 양국 간 협의를 중단한다고 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그러면서 "우리 측이 지속적으로 강조한 바와 같이 정확한 증거를 제시하고 양국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에 적극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안의 본질은 인도주의적 구조활동 중인 우리 함정에 대한 일본 초계기의 '저공위협비행'이며 이에 대한 재발 방지와 일측의 사과를 거듭 촉구한다"며 "우리 정부는 공고한 한미 연합 방위체제와 더불어 한일 안보협력 강화를 위한 노력은 지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sj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