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설명글 公기관 정규직 전환 '정부지침' 무용지물서울교통공사·인천공항공사 등 공공기관에서 드러난 채용 비리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가 야심하게 추진해 온 정규직 전환 정책의 추진 과정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채용 비리 문제가 다수 공공기관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야권의 공세도 한층 거세지고 있어 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선 고용노동부 지침 개정에 대해 거론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채용 비리 근절을 강제할 수 없는 만큼 결국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한 이후 작년 7월 공공부문을 3단계로 나눠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진행하는 계획을 수립해 왔다. 1단계는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교육기관의 비정규직 근로자 17만4935명이 전환대상이었다. 정부는 2020년까지 1단계 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지방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도 포함됐다. 다만 이번에 불거진 서울교통공사의 정규직 전환은 2016년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7월 정규직 전환 계획을 수립하면서 1단계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함께 내놨다. 가이드라인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취지를 고려할 때 현 근로자의 전환을 원칙으로 하되, 전환 채용 대상자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평가절차를 거쳐 정규직 전환 추진한다'고 되어 있다. 또 '어떠한 평가절차를 거칠 것인지는 기관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기존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안정이 지나치게 저해되지 않도록 운영한다. 객관성이 결여된 평가절차나 객관성이 결여된 임의적 평가시 향후 법적 분쟁이 예상되니 유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정책을 예견한 불공정 채용도 우려되므로 가이드라인 발표 직전에 채용된 경우에는 보다 엄격한 평가 절차를 진행한다'고 되어 있다. 지난 5월 내놓은 2단계 가이드라인에는 '정규직 전환 정책을 기대하며 새롭게 채용된 비정규직 근로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근로자가 정당하게 채용됐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한 후 전환 대상자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는 내용이 추가됐다. 현재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은 사실상 개별 기관의 노사 합의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채용비리 감시에 대해서도 해당 기관이나 감독 권한을 가진 주무부처·지방자치단체에만 있다. 문제는 정부 가이드라인은 구속력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가이드라인을 설계한 고용노동부에는 전체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를 감독할 권한이 없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가이드라인에 채용비리를 막기 위한 내용을 추가할 전망이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채용비리와 고용세습을 막기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지난 19대 국회서 민현주 의원(당시 새누리당)이 '근로자 가족 우선, 특별채용 금지'를 규정한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노동계의 반대로 입법에 이르지 못했다. 당시 고용노동부도 노동계의 반발을 의식해 반대 입장을 보였었다. 하지만 취업난 속에 채용비리가 잇따르는 데 대한 국민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어 정부가 마냥 손놓고 있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현황파악을 하고 난 뒤 고용노동부 역할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선 벌어진 상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야당은 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고용세습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도 지난해 이태규 의원이 발의한 '현대판 음서제 고용세습 금지법'을 중심으로 법 개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률전문대학원 교수는 "뭔가 보완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입장"이라며 "보완이라는 게 굳이 법개정이 필요한 것인지는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채용절차의 투명성, 공정성, 객관성이 더 강하게 요구되니까 어떤 식으로 보증,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그 역할을 지금처럼 해당 기관과 노조에게 맡겨두면 똑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 아니냐. 그것을 조금 더 구속력 내지, 강행력 있는 기준이 필요한 것 아니겠나. 그것은 법률일수도 있고, 지침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kangse@newsis.com
톱기사 히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