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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설명글 '새로운 길' 찾는 北…"남북관계 후순위로"북한이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돌연 철수했다. 정상 간 합의에 따른 평화와 공동번영의 상징이 6개월 만에 존폐 기로에 서게 되자 정부는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남북 간 협력사업을 북미 비핵화 협상과 연계시켜온 데 따른 불만을 표출하는 동시에 '새로운 길'을 찾겠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이날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연락대표 채널을 통해 철수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 연락대표는 "상부의 지시"라는 것 이외에 별다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북한에 유감 표명 이상의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무적 문제 등에 관한 의견 교환도 없었다. 북측은 "차후에 통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는 곧바로 모든 인원을 철수시켰다. 정부는 이날 북한의 철수 의도에 관한 질문에 "상황을 예단하지 않고 지켜보면서 조속히 대응, 연락사무소가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정도의 답을 반복했다. 북한이 남북 정상 간 합의를 파기한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합의 파기라고까지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민족 공동 번영의 산실"이라고 평가하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전초기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북측도 마찬가지였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개소식 축하연설에서 "북남공동연락사무소에는 관계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바라는 민족의 염원이 응축되어있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북한은 돌연 철수를 결정했다. 여기에는 남북관계-비핵화 선순환 구도 기조를 유지했던 남측 정부에 대한 불만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남북은 지난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협의에 속도를 내는 듯했으나,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지면서 남북 간 협력사업도 그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철도·도로 공동조사가 전략물자 반출 문제로 지연되면서 착공식이 해를 넘길 뻔했고, 공동연락사무소 개·보수도 예정보다 오래 걸렸다. 타미플루 지원 사업은 겨울이 다 지나도록 진행되지 못했다. 대북제재 틀 내에서 진행한 데 따른 결과였다. 북한은 번번이 이러한 정부의 태도에 불만을 표출해왔다. 관영매체와 선전매체를 통해 '우리민족끼리'끼리 정신을 강조하며 남북관계보다 비핵화 협상 국면을 더 우선시하는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해왔다. 지난해 10월 산림협력 분과회담에서는 "기대만큼 토론됐다고 볼 수 없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양묘장 현대화에 필요한 기자재 일부가 대북제재 물품이라는 점을 들어 국제사회와 협의해야 한다는 정부 태도를 겨냥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마무리되자 그 화살이 남측을 향했다는 분석이다. 남북 간 합의 사항 이행에 미국이 개입하는 현 상황에서는 공동연락사무소 운영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을 거라는 관측이다. 단순한 불만 표출 이상의 메시지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비핵화를 강요하며 제재와 압박 기조를 유지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내세워 '새로운 길'을 또다시 거론했다. 북한의 모색하는 새로운 길은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적극 활용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와 상응조치 로드맵에 대한 지지 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상태다. 러시아는 과거 소련 해체 당시 우크라이나에 있던 핵무기를 이전·폐기한 경험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단계적 비핵화를 추진하며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를 타진하는 방식도 예측 가능하다. 이러한 구도에서는 남북관계가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를 활용한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경우 남북관계는 전략적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을 거라는 관측이다. 이번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 사태가 '새로운 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일 가능성도 높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철수 결정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단기적인 전술적 압박일 수도 있고, 전략적 변화를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우려스러운 것은 북한의 이번 움직임이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전략적 변화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이 만약 새로운 길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다면 남북관계에 굳이 무게를 두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이 자력갱생으로 버티며 전략을 다원화하게 될 경우 한국 정부가 배제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의 이번 철수 결정이 남북 정상 간 합의를 파기하겠다는 신호로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게 그의 평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의 저강도 대남 압박 조치에 과민반응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정부가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나 북한이 취할 모든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 적극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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