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세월호가 완전 인양돼 동거차도 해상을 떠난다는 소식을 들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어민들.
이들은 세월호가 인양되는 과정에서 유출된 기름이 미역양식장을 덮쳐 1년 농사를 망치게 된 상황을 한숨으로 지켜봤다.
세월호가 인양된 뒤 본격 수확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된 상황에 망연자실 했다.
기름을 머금지 않은 미역이라도 채취하기 위해 바다로 나서는 어민들도 있었다.
동거차도 어민들의 생활터전인 미역양식장과 세월호 침몰지점은 1㎞ 남짓 떨어져 있다.
또 세월호에서 유출된 기름이 양식장을 덮쳐 막대한 피해를 입혔지만 미수습·희생자의 마음을 헤아려 숨죽인 채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구조활동과 세월호 인양작업을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지켜봤다.
이어 세월호가 3년만에 인양돼 동거차도를 떠난다는 소식에 터전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기뻐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호는 마지막 순간까지 기름을 유출시켰고 미역 양식장을 덮치는 피해를 입혔다.
무엇보다 세월호가 머금고 있는 바닷물을 빼는 과정에서 더 많은 기름이 나와 조류를 타고 양식장으로 가는 것을 본 어민들은 팔짱을 낀 채 한숨만 쉬었다.
김도웅(55)씨는 "세월호 참사때 미역 수확을 포기했는데 올해도 망친 것 같다"며 "뭘 먹고 살아야 할 줄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어민은 "미역은 동거차도의 생계 수단인데 수확을 못하게 됐다"며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뒷짐만 지지 말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한 어민은 "1년 농사를 또 망쳤지만 세월호 참사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며 "동거차도를 3년만에 떠나는 세월호에 9명의 미수습자가 있고,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는 것은 다른 국민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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