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편집인포럼 '유리천장 깨뜨린 저널리스트들'

기사등록 2017/06/23 09:47:55

【더반(남아공)=뉴시스】김우정 기자 = 지난 7일 남아공 더반ICC에서 세계편집인포럼(WEF)이 열렸다. 왼쪽부터 베라시니 필레이 남아공 허프포스트 전 편집자, 주마나 구나이마트 요르단 알가드 편집장, 말라치 갤런 남아공 24.com 정치편집인 겸 남아공 국제편집인포럼 임원, 모니카 알메이다 에콰도르 엘 우니베르소 연합국장, 커스티 스타브럼 노르웨이 티니우스 트러스트 CEO가 언론인 여권신장을 위한 토론을 하고 있다. 2017.6.7
【더반(남아공)=뉴시스】김우정 기자 = 지난 7일 남아공 더반ICC에서 세계편집인포럼(WEF)이 열렸다. 왼쪽부터 베라시니 필레이 남아공 허프포스트 전 편집자, 주마나 구나이마트 요르단 알가드 편집장, 말라치 갤런 남아공 24.com 정치편집인 겸 남아공 국제편집인포럼 임원, 모니카 알메이다 에콰도르 엘 우니베르소 연합국장, 커스티 스타브럼 노르웨이 티니우스 트러스트 CEO가 언론인 여권신장을 위한 토론을 하고 있다. 2017.6.7
남아공 더반서 여성언론인회담 개최
여권신장·일과 가정 양립 논의 이어져
테크놀로지 겸비하고 적극 도전 나서야

【더반(남아공)=뉴시스】김우정 기자 = "여자로서 힘든 점이 많았다. 한 번은 남자 친구가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할 때 몹시 떠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남자들도 우리와 다름없이 두려움 많은 인간인 걸 알았다. 여자들만 약한 게 아니다"

노르웨이의 국제미디어 티니우스 트러스트(Tinius Trust)의 CEO 커스티 스타브럼은 지난 7일 세계신문협회(WAN-Ifra) 주최로 남아공 더반 ICC 아레나에서 개최된 세계편집인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의 첫 번째 행사인 여성언론인회담;돌파하라(Women In News Summit: "break through")에서는 뉴스룸에서 여성 언론인들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다뤘다. 이른 시간임에도 여성언론인을 향한 폭력, 추행, 직권 남용 등을 '돌파'하려는 각국 관계자들이 회의장을 가득 채웠다.

나라마다 여성의 지위는 다르다. 그럼에도 각국 연사들은 뉴스룸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요르단 일간지 알가드(Alghad)의 주마나 구나이마트 편집장은 "중동 문화권에서는 과연 여성 편집인이 신문사를 제대로 이끌 수 있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남아공 타임즈 미디어(Times Media)의 리사 매클라우드 디지털 부장은 "남아공의 여성 저널리스트들은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동시에 맞서야 한다. 남자 기자들이나 취재원들이 여기자의 외모에 더 관심을 갖기 때문에 취재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언급했다. 그녀는 "남아프리카에서는 여전히 남자 기자가 더 낫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여자를 낮게 평가하는 문화와 여성 언론인을 배제시키는 경험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남아공 허프포스트(HuffPost)의 베라시니 필라이 전 편집자도 "여성 언론인이 실수를 하면 더 용서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보다 여성의 지위가 더 높은 노르웨이의 스타브럼도 "뉴스룸 구성이 너무 남성 위주다"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대부분이 여성인 청중석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날 2017 우먼인뉴스(WIN) 편집리더십 상을 수상한 이집트 엘 마스리 엘 욤(AI Masry AI Yom)의 편집인 카리마 카멜 등 많은 여성 저널리스트들이 자신들의 성공에 남편을 비롯한 가족의 도움이 컸다며 감사를 표해 눈길을 끌었다.

스타브럼은 "17살, 14살 두 아들의 숙제를 도와줘본 적이 없다"며 "그냥 스스로 하게 하는 게 옳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너스레로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다른 패널들도 엄마의 희생보다 엄마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교육적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을까? 엘 우니베르소(El Universo) 신문사 모니카 알메이다 연합국장은 "저널리스트는 앞서 생각하고 멀리 바라봐야 한다"며 적극적인 언론인의 자세를 강조했다.

필리핀 시민저널리즘 언론 래플러(Rappler)의 CEO 마리아 레사도 이날 기조 연설에서 취재 중 납치된 언론인 3명을 구출한 일화를 소개하며 "어려움과 두려움을 받아들이고 결정하라"고 역설했다. 특히 그녀는 패널 토론에서 신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키우라고 강조했다. 이는 남녀 모두에게 필요하지만 여성이 기술을 겸비했을 때 장애를 낮추는 데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여성이라는 사실만으로는 여성운동을 해나갈 수 없는 것이다.

한편 이날 세션을 주관한 WIN(www.womeninnews.org)은 여성 언론인의 리더십과 영향력 신장을 추구하는 단체다. 12개국 80개 언론사 출신의 여성 저널리스트 200여 명이 함께 하고 있다. 세계편집인포럼을 주관한 세계신문협회도 언론자유가 뉴스 안에서 동등한 양성의 목소리를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성역할 문제가 언론자유의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예정보다 30분을 더 넘기며 이어진 여성언론인회담은 남아공 프레이 인터미디어(FrayIntermedia)의 파울라 프레이와 이집트 위라드 엘발라드 미디어 서비스(Welad Elbalad Media Services)의 창업자 파티마 파라그의 폐회사로 막을 내렸으며 더반 ICC 야외테라스에서 비공식적 테이블 멘토링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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