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터' 국민의당, 김명수 자유투표 놓고 내부 격론

기사등록 2017/09/21 11:04:10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안철수(오른쪽 두번째)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동영 의원, 이용호 정책위의장, 김동철 원내대표, 안 대표, 박지원 전 대표. 안 대표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온국민의 관심이 쏠려있다며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오로지 독립적인 사법부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인지라는 단 한가지 높은 기준을 적용해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7.09.21.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안철수(오른쪽 두번째)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동영 의원, 이용호 정책위의장, 김동철 원내대표, 안 대표, 박지원 전 대표. 안 대표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온국민의 관심이 쏠려있다며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오로지 독립적인 사법부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인지라는 단 한가지 높은 기준을 적용해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7.09.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종명 김난영 기자 = 국민의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표결 당일인 21일 기존 자유투표 원칙과 권고적 당론의 필요성을 두고 격론이 오갔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김 후보자 표결에 관해 논의했다.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앞서 견지해왔던 자유투표 원칙을 강조한 반면 정동영 의원과 박지원 전 대표가 당 차원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의결권이 없는 안 대표는 "우리당 의원 40명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다"며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오로지 독립적인 사법부를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인지라는 기준을 적용해 판단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다당제 시대에는 과거 양당제 하에서 관행처럼 벌어졌던 표대결식 구태정치는 막이 내렸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모든 인사 관련 인준투표는 국회법 제114조 2항 규정에 따라 의원 자유튜표로 결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다른 정당은 무조건 찬성, 무조건 반대로 당론을 정하고 소속 의원들을 강제하고 있지만 국민의당은 사법부 독립과 사법개혁 의지, 그리고 사법부 수장으로서의 사법행정 역량 등 다양한 관점에서 후보자의 과거 판결내용, 청문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고려했다"고 말했다.

 이 정책위의장도 "자유한국당 한 의원은 (김 후보자와) 동문이란 이유로 찬성을 하고, 같은 이유로 주변에 찬성을 부탁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며 "양심과 소신보다 학연이 우선한 정치는 청산해야 할 구태이자 적폐다. 오늘 투표서 어떤 결과 나오든 그 결과는 존중되고 협치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어 "표결을 앞두고 대통령의 협조요청, 여당 대표의 회동 제안 등 우리 정치가 활성화되고 있다. '평소에도 그렇게 하지'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며 "한편으론 이 사실을 굳이 공개할 필요가 있었는지 개운치 않다. 통과되면 자신들 노력 덕분이고 부결되면 국민의당 때문이라는 명분 쌓기위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라고 보탰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박지원(왼쪽) 전 대표가 천정배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2017.09.21.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박지원(왼쪽) 전 대표가 천정배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2017.09.21. [email protected]

 반면 박지원 전 대표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투표에 대해 "자유투표를 당론투표로 하자 이런 말은 아니다"라면서도 "가결인가 부결인가 우리의 입장을 표결 전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발표해 정리했을 때 선도정당으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우리는 20대 국회 개원 초 리딩 파티, 선도정당으로써 명확한 입장을 먼저 정리해 발표함으로써 우리가 정국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가 결정이 항상 늦고 뒤따라가기 때문에 늘 2중대 당이라는 멍에를 벗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후보자 청문회는 역대 어떤 청문회보다 도덕성에 하자가 없었다"며 "기독교계에서 많이 우려했던 동성애, 군형법 문제에 대해선 자기는 그런 판결도 하지 않았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가결시키더라도 만약 협치가 문 대통령과 민주당에 의해 다시 부인됐을 때 우리의 카드는 얼마든지 있다"며 "만약 부결시켜도 상당한 책임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가결시켜도 상당한 책임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우리에겐 쏟아지는 비난 밖에 안 남았다"고 차라리 입장정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거듭 피력했다.

 정동영 의원도 기존 자유투표 원칙을 존중한다면서도 "대법원장 인준 등 주요 사안은 당이 일정 방향성을 갖고 최소 권고적 당론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날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려는 순간 "한 마디 하겠다"고 나서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내대표가 "비공개 전환 후에 하자"고 말리자 두 의원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정 의원은 "의회정치의 원조인 영국 보수당인 노동당은 중요한 투표서 레드라인을 정했다. 한줄, 두줄, 석줄짜리를 만들어 석줄짜리 당론을 위배하면 축출, 제명이다. 당헌 위반사항에 속하는 것"이라며 "권고적 당론이라면 두줄짜리 정도가 될텐데, 저는 오늘 이 자리가 당의 방향을 정하는 자리가 돼야 된다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촛불시민이 원한 재벌·검찰·헌법개혁은 아직 털끝하나 건들지 못하고 있잖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안에 매몰돼 선거제도 개혁이고 개헌이고 신경쓸 여력이 없다고 실토한다"며 "이걸 누가 주도해야 하느냐. 국민의당 밖에 없다. 김 후보자 인준 이후 선거제도 개혁, 개헌 국면을 이끌어야하는 대목에서 자유투표로 개인 소신과 양심에 맡긴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천정배 전 대표도 정 의원과 궤를 같이 했다. 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인적으로는 당론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비밀투표, 무기명투표로 치러지는 사안이지만 그러나 결과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결국 의원 개개인이 아니라 국민의당 전체에 대해서 내려지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안철수(왼쪽 두번째) 대표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지원 전 대표, 안 대표, 김동철 원내대표. 2017.09.21.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안철수(왼쪽 두번째) 대표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지원 전 대표, 안 대표, 김동철 원내대표. 2017.09.21. [email protected]

 국민의당 의원들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한 뒤 자유투표 원칙을 고수할 것인지, 권고적 당론을 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다만 의원들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미 의원 개개인이 마음을 정했는데 지도부 차원의 권고는 불필요하지 않나 싶다. 자유투표로 하잔 의견이 많은 것 같다"며 "지금 시점에 당론을 정해 발표하는 건 부적절하단 입장이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최명길 최고위원은 "현실적으로 (권고적 당론을) 정할 수 없지않나"라며 이미 찬성입장을 밝힌 의원만 개인 의견 밝힐 뿐 추가로 찬성입장 밝힌 의원이 없고 반대측은 입장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 최고위원은 "이제 와서 그런 얘기를, 당일 아침에 하는 이유가 뭔가. 했으면 벌써 일찍 했어야지"라며 "권고적 당론을 결정하기도 어렵지만 또 한다고해도 결과로 이어지겠나. 찬성 권고했는데 반대 나오거나, 반대했는데 찬성 나오면 지도부 전원이 사퇴하는 것인가. 현실적으로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1시30분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자유투표 입장 고수와 권고적 당론 채택에 관해 내부적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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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보터' 국민의당, 김명수 자유투표 놓고 내부 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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