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유가 상승에…새해 벽두부터 경영 불확실성 ↑

기사등록 2018/01/07 06:09:00


 원화 강세로 수출 중심 제조업 우려감 고조
 유가 급속 상승하게 되면 원가 부담 가능성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새해 벽두부터 기업 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이 불거지고 있다. 실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소들인 원화 가치와 유가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끼 때문이다.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과 함께 국내 경기도 안정적 성장을 누릴 것으로 점쳤던 기업들로선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5일 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원화 가치와 유가 추세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본격적인 새해 영업을 앞둔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등락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추세로 가면 달러당 1000원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월9일 종가 기준 1204.5원에서 하락을 거듭하면서 지난 2일에는 1061.2원까지 추락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0월30일 1055.5원 이후 3년2개월 만의 최저치다.

 정부와 외환당국에서도 변동 추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을 정도로 최근의 환율 방향성은 뚜렷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급격한 쏠림이 오면 정부가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는 특히 낮은 가격에 구매한 재료를 완제품으로 만들어 팔아 차익을 남겨야 하는 '제조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판매 가격 자체가 낮아질 뿐만 아니라 일본·중국의 동종 기업과의 가격 경쟁력에서도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원화 강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자금력과 수급 대응력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 쪽에 더 크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지난 4일 전국 제조업체 2100여 곳을 대상으로 집계한 '2018년 1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에서 전체 제조업 종사 기업인 52.1%는 올 1분기 경기와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대외변수로 환율 변동을 꼽았다.

 한국무역협회에서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8년 수출기업의 경영환경 전망 조사'에서 연간 수출실적이 50만 달러 이상 기업 514곳 가운데 67.9%는 "적어도 미 달러화 등 1개 이상의 결제통화에 대해 환차손을 경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해 11월 총회에서 석유 감산에 합의한 이후 유가 오름세도 만만찮다. 유가는 부품이나 소재 가격에 영향을 미쳐 기업들의 원가 변동과 연동되는 변수다.

 국제 유가는 지난 2014년 115달러에서 2016년 1월 26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지난해 12월 60달러 선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도 유가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머잖아 7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시되고 있다.

 유가 상승의 경우, 단기적으로 화학·정유 등 석유를 원자재로 쓰는 업종이나 건설·조선업 등 산유국 수주 물량이 많은 업종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유가가 급하게 오르거나, 상승 폭이 크게 되면 산업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력이 상당할 수 있어 우려하는 기업도 존재한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원화 가치가 급하게 올랐는데, 앞으로 계속 오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아래로 내려가게 되면 수출 기업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유가도 어느 정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까지 왔다. 하지만 아직은 원가 부담 측면보다는 산유국의 구매 수요가 늘어나는 유리한 측면이 좀 더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이 지난해보다 수출하기에 어려워진 환경인 것은 사실"이라며 "환율이나 유가는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기업에서 이런 상황에 맞춰 자체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한 단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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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유가 상승에…새해 벽두부터 경영 불확실성 ↑

기사등록 2018/01/07 06:09: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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