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트럼프-FBI 국장, 기밀메모 공개 놓고 정면 충돌

기사등록 2018/02/01 08:59:25

최종수정 2018/02/01 09:47:39

【워싱턴=AP/뉴시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해 7월12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18.01.23.
【워싱턴=AP/뉴시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해 7월12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18.01.23.
FBI 국장, 이례적으로 공개 성명 내
 "기밀 메모 사실 누락 심각한 우려"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31일(현지시간) FBI가 해외정보감시법(FISA)을 남용했다고 주장하는 기밀 메모를 공개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더빈 누네스 미 하원 정보위원장 등과 정면 충돌했다.  

 FBI가 성명을 내고 현직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반대 입장을 피력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FBI는 이날 성명에서 "FBI에게는 미 하원 정보위원회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날 이 메모를 검토할 수있는 기회가 제한적으로 주어졌다"며 "초기 검토 과정에서 표명한 바와 같이, 메모의 정확성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실 누락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FBI는 FISA 법원에서의 의무와 법무부 및 FBI의 전문가들이 감독하는 절차 준수를 진지하게 따랐다"며 "우리는 적절한 감독 기관들과 협력해 FISA 절차의 무결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 국장 명의로 성명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FBI가 이 같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위해서는 국장의 재가가 필요하다. 따라서 메모 공개 여부를 놓고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과 레이 국장이 정면충돌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누네스 위원장은 FBI와 법무부가 2016년 10월 트럼프 캠프 외교고문이었던 카터 페이지에 대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영장을 발부받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공화당이 작성한 기밀 메모에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 등의 이런 입장은 평소 그가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국가안보관과도 심각하게 충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FBI 관리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심지어 국가안보보다는 정치를 최우선시하고 있어 FBI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누네스 위원장이 작성한 4페이지 분량 기밀 메모는 오도된 것인 데다, 이를 공개할 경우 정부 기밀 공개와 관련해 잘못된 선례를 남기게 된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워싱턴 =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취임 후 첫 연두교서를 발표하고 있다. 2018.1.31
【워싱턴 =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취임 후 첫 연두교서를 발표하고 있다. 2018.1.31
이렇듯 FBI와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정면 충돌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경질된 것을 시작으로 양측은 끊임없이 마찰을 빚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공개 발언이나 트위터 등을 통해 FBI를 공격했지만, FBI는 공식적인 대응은 하지 않은 채 속으로만 끙끙 앓아왔다.

 이런 상황이 9개월간 지속되다 이번에 기밀 메모 공개 여부를 놓고 결국 FBI가 폭발한 것이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누네스 위원장은 FBI 성명에 대해 "거짓"이라면서 FBI와 법무부가 의회와 법원에 "자료를 누락"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FBI와 법무부)고위 관리들이 미국의 정치적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법원에 증명력이 없는 정보를 담은 문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단 진실이 밝혀지면 정보기관과 법원이 다시 이처럼 잘못 사용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 국장은 지난 29일에는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차관과 함께 백악관에서 존 켈리 비서실장을 만나 기밀 메모를 공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전직 FBI 관리 출신인 스테파니 더글러스는 "FBI 국장의 역할은 신뢰에 대한 것"이라며 "그는 진실을 말하는 역할을 맡아야 하고 나는 그가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그의 직업이다. 그가 정확성이 결여된 메모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면 많은 신로를 잃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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