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보다 무서운 명절 증후군...책으로 풀어볼까

기사등록 2018/02/1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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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앞두고 있다.

즐겁고 행복해야 할 연휴이지만 '명절 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명절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책들을 모아봤다.

◇며느리 사표(사이행성)

대가족 장남의 아내로 결혼 생활을 시댁에서 시작한 영주씨가 그간 23년간의 의무감으로만 가득 찼던 삶을 숨김없이 묘사한 책이다. 며느리 사표를 쓰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의 삶까지 5년여의 여정을 담아냈다. 불평등한 가부장제 문화를 생생하게 기록하고, 이에 맞서 자신을 되찾은 '영주 씨'의 실제 이야기다. 저자 영주씨는 "이 책은 '어떤 역할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겠다'라는 선언을 담은 서약서를 남편에게 받아내고 며느리 사표를 쓰며 부당한 의무를 거부하기까지의 과정, 갓 대학을 졸업한 딸과 아들의 분가를 통해 가족 모두가 '일인분의 삶'을 만들어가기까지의 순간들을 5년여에 걸쳐 기록한 결과물"이라면서 "어떤 역할에 매몰되어 스스로를 잃어버린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펜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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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며느리(믹스커피)

2011년 학내 분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레즈'로 데뷔한 선호빈 감독이 썼다. 결혼 후 그는 아내와 어머니가 심각한 고부갈등을 겪는 것을 보게 된다. "어머니가 매번 만날 때마다 말이 바뀌니 증거를 남겨달라"는 아내의 말에 따라, 평화를 찾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카메라를 들었다. 그렇게 자신과 가족들의 고통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은 작품이 'B급 며느리'다. 영화에서도 다하지 못한 고부간의 이야기를 책에 모두 담았다. 누구나 그 답을 알고 있지만 누구도 답을 줄 수 없는 가부장제의 현실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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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갈리아의 딸들(황금가지, 히스테리아 옮김)

노르웨이 작가 게르드 브란튼베르그의 장편소설이다. 남성과 여성의 위치가 정반대로 뒤바뀐 가상의 세계 이갈리아. 이곳에서는 남성이 가정을 지키고 모든 사회활동은 여성이 책임지고 있다. 여성들은 가슴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다니지만 반대로 남성들은 성기를 반드시 가리고 다녀야 한다. 영어로 번역됐을 당시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으며 유럽에서는 연극으로 공연되기도 했다. 이 소설은 남녀의 성역할 체계를 뒤집어 바라보면서 성과 계급 문제, 동성애를 둘러싼 논의 등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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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극장(사계절)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가 최근 3년 사이 차례로 세상을 떠난 1924년생 아버지, 1936년생 어머니의 자서전을 대신 썼다. 부모의 삶을 복원하기 위해 저자는 1920~70년대 한국 대중영화를 소재로 삼았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만주와 나고야를 거쳐 파주 미군기지 근처에 정착해 클럽을 운영하며 달러를 모았던 아버지, 서울 창신동 가난한 집 막내딸로 태어나 전쟁 통에 고아가 되고 전후 아버지를 만나 기지촌 미장원에서 양공주들의 머리를 말았던 어머니의 삶을 당대 흥행영화들이 그리는 풍경들로 풀어냈다. 그 시대의 보통 사람들이 마음속에 품었던 꿈과 소망, 불안과 공포, 고통과 좌절을 짐작해볼 수 있는 책이다.

sno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