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트럼프·김정은 회담 실패하면 전쟁 위기"

기사등록 2018/03/09 16:47:33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회담이 실패할 경우 두 나라를 전쟁의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차 석좌는 9일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트럼프가 북한과의 평화를 위해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란 제목의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두 달 안에 만날 것이라는 발표는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이 두 지도자들 사이의 예측불가능한 회담은 수십년 된 분쟁을 끝낼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를 제공하는 반면, 실패할 경우 두 나라를 전쟁의 위기로 몰고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취한 최대압박 기조가 북한의 심경 변화를 이끄는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김 위원장이 현재 북한이 무기 실험을 중단한다 하더라도, 핵 개발 계획을 진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하지는 않을 것으로 계산했다고 차 석좌는 추정했다.

앞서 전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백악관에서 성명발표를 통해 "김 위원장이 가능한 한 빨리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 더 이상의 핵 실험이나 미사일 실험을 자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영구적인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5월까지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남아있는 질문은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테이블에 어떤 의제를 올려 놓을 것인가이다.

 차 석좌는 지난 시간동안 국제사회가 북한이 결코 공짜로 주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이 발표한 성명에는 미사일 실험 정지,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이해 등 김 위원장이 기꺼이 취할 것 같은 회유책들이 명시돼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대가로 기꺼이 제공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고 차 석좌는 지적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두 가지로 예상했다. 하나는 북한이 핵무기뿐 아니라 장거리 탄도 미사일도 동결하면, 북한에 에너지와 경제 지원을 늘리는 것이다. 장거리 탄도 미사일 동결은 지난 20년 동안 협상의 의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운동기간 중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이 되면 미국 본토를 겨냥한 북한의 시도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른 하나는 북한과의 외교적 관계를 정상화하고, 비핵화 대가로 한국전쟁을 끝맺음하는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차 석좌는 이 의제에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차 석좌는 미국이 어떤 의제를 올려놓든 네가지 사항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번째는 동맹국들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제재 압박과 억제력이 강하게 남아 있을 경우에만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이 힘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세번째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차 석좌는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에 참여하는 것은 북한의 외교적 제안의 진위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차 석좌는 ▲모든 사람들이 이 극적인 외교 행동이 전쟁 발발 가능성을 더 높일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 회담이 실패하면,  모든 당사국들이 외교에 대한 의지를 갖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차 석좌는 이런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이, 정말로 북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길을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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