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스파이 독살 시도' 의혹에 "英 수사 끝나면 논의"

기사등록 2018/03/13 02:28:03

【모스크바=AP/뉴시스】 대통령선거를 17일 앞둔 1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겸한 마지막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생중계 방송으로 2시간 진행됐다. 2018. 3. 1.
【모스크바=AP/뉴시스】 대통령선거를 17일 앞둔 1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겸한 마지막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생중계 방송으로 2시간 진행됐다. 2018. 3. 1.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국에서 발생한 전 러시아 이중첩자 독살 시도와 관련 "영국에서 먼저 사건에 대한 논의를 끝낸 뒤 이야기하자"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에 "영국은 사건에 대해 러시아와 공식적인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자체적인 조사를 끝내야 한다"며 "영국 편에서 사건을 정리하라. 그 뒤 우리는 영국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러시아 스파이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인근에서 신경작용제에 노출돼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다. 영국은 이번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중첩자 노릇을 한 스크리팔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응징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이 사건의 최근 수사 동향과 증거 등을 보고받은 뒤 오후 5시께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메이 총리가 이번 사건을 공식적으로 러시아 정부의 소행으로 규정하는 한편 러시아에 대한 초기 보복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메이 총리는 앞서 "러시아 정부가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점이 확실해지면 알렉산더 리트비넨코 사건보다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스파이 리트비넨코는 지난 2006년 런던의 한 호텔에서 독이 든 차를 마시고 숨졌다. 이는 러시아 비밀정보국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메이 총리는 인권 침해 등의 전적이 있는 러시아인 추방을 용이하게 하는 법 개정안 발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보에 위협적이라고 판단되는 외국인 추방 절차를 단순화하는 방향이다.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은 경찰 조사 결과 발표 이전 사건에 러시아가 개입된 것으로 확인되면 오는 6월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에 불참하겠다며 "적절하고 강경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톰 튀겐햇 영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그러나 BBC 라디오에서 "영국의 어떤 대응이라도 영국의 축구팬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스포츠를 정치의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러시아를 여행하는 영국인들이 정치적인 사건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러시아의 유력 언론인 드미트리 키셀료프는 영국이 독살 시도의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 사건으로 러시아월드컵의 국제적인 불매운동 기조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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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스파이 독살 시도' 의혹에 "英 수사 끝나면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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