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작 '바람' 시리즈 추정가 5억5000만~7억원
박수근 '앉아있는 여인'은 5억·쿠사마 호박 3억8천만
'근현대 한국의 미술'등 162점...20일까지 무료 관람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서울옥션은 오는 20일 '제 148회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를 서울 평창동 본사에서 개최한다. 총 162점, 낮은 추정가 약 100억원어치다. 올해 상반기 마지막 경매다.
이번 경매는 이우환 시리즈를 대표하는 5점이 출품되어 주목된다. 이우환의 작품은 시기에 따라 변화를 보인다. 1980년대 '바람'시리즈에서 기존의 '점', '선'시리즈에서 보여준 엄격한 추상양식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붓 터치를 통해 바람의 형상을 표현한다.
1985년에 그려진 이번 경매 출품작 'East Winds(동풍)'은 푸른 붓 자국들이 중첩되어 화면을 부유하는 형식이 특징이다. '바람'시리즈의 특징을 담아내며 붓 자국의 생성과 소멸을 보여주는 출품작은 경매 추정가 5억5000만~7억원에 새로운 주인을 찾는다.
1990년대 이후 이우환은 80년대 작업한 '바람' 시리즈와는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한다. '바람'에서 거침없는 바람을 표현했다면, 90년대 초반에 등장한 '조응' 시리즈부터는 다시 절제되고 엄격해진 붓 터치를 보여준다. 큰 캔버스 위에 한 개 또는 몇 개의 점을 찍고 대부분의 공간을 여백으로 남겨 두는데 각각의 점은 크기와 위치, 획의 방향성에 따라 여백과 다양한 방식으로 조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1994년에 제작된 출품작 'Correspondence 조응'은 2m 높이의 대형 작품으로 추정가 3억~4억원에 출품된다.
또한 이번 경매는 '근현대 한국의 역사, 근현대 한국의 미술'을 기획해 선보인다. 총 20명 작가의 25점이 출품된다.
먼저 'Beyond 1950’s를 주제로 1950년대 ‘전쟁과 분단 그리고 빈곤’을 돌아보고 당시 시대적 상황과 인간 삶에 대한 근본적 문제를 회화의 주된 소재로한 최영림, 이중섭, 박수근 등 7명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최영림(1916-1985)의 '南으로 가는 사람'이 추정가 1800만~3000만원에 나왔다. 이중섭(1916~1956)이 부산 피난시절에 제작한 은지화 '아이들'이 6500만~9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박수근 '앉아있는 여인'은 5억~7억원에 추정가가 매겨졌다.
두 번째는 '현실과 발언'을 주제로 당시 분단의 상황 속에서 정치, 경제의 격변을 경험하면서 미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한 작가들인 오윤, 임옥상, 심정수 등 9명 작가의 작품을 내놓았다. 또 '염원'을 주제로 분단 상황이 65년 동안 이어지면서 통일을 염원하는 구본주, 민정기, 강요배 등 5명 작가의 작품이 출품했다.
오윤(1946~1986)의 '앵적가'가 추정가 2000만-4000만원에 선보인다. 1971년에 발표된 김지하의 시(詩)인 ‘앵적가’를 모티브로 1985년에 제작된 작품이다. 임옥상의 '보리밭'은 5000만-8000만원에 출품된다. 캔버스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보리밭 위로 보이는 검게 그을려 주름이 가득한 농부의 얼굴이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실과 발언’ 조각가 심정수의 '부서진 교각'이 2000만~4000만원에 나왔다.
이번 기획 섹션과 관련해 '전쟁과 분단 그리고 한국미술'이라는 주제로 전 국립 현대 미술관 학예 실장, 정준모의 특별 강의도 열린다.
영국 팝아트의 거장 줄리안 오피의 작품도 3점이 출품된다. 선명한 색면과 윤곽선으로 표현된 작가의 인물화는 인물의 익명성을 강화하며 단순화된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한다. 'Ryoichi and Mara. 1.'는 1억3000만~2억5000만원에 추정가가 매겨졌다. 조안나 바스콘셀로스의 대표작 ‘Shoes’ 시리즈로 길이 4m, 높이 2m가 넘는 거대한 하이힐 형상으로 경매 추정가는 2억~3억원에 출품된다.
'궁중황계도', '백자대호', '묘법연화경 권 4-7'등 한국 고미술품도 다양하게 출품됐다. 높이가 60cm에 이르는 '백자대호(白磁大壺)'는 대례(大禮)와 같은 국가 행사에서 왕실의 절대적 권위와 장엄함을 상징하는 특별한 예기(禮器)로 별도 제작되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어 더욱 희소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출품작은 오는 13일부터 20일까지 서울 평창동에서 전시되며 경매 응찰과 관계없이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경매 응찰은 사전에 정회원으로 등록된 회원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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