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강제동원 기록물 공개…문서·사진 등 2천여권

기사등록 2018/06/21 12:00:00

국가기록원, 故김광렬씨 수집 기록물 공개

【서울=뉴시스】아소(麻生)산업 건강보험대장. 2018.06.21.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서울=뉴시스】아소(麻生)산업 건강보험대장. 2018.06.21.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국가기록원이 재일동포인 고(故) 김광렬씨가 수집한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을 공개한다.

 21일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김씨는 40여년 동안 일본의 3대 탄광지역이자 대표적인 조선인 강제동원지인 치쿠호(築豊) 지역을 중심으로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을 수집한 이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다. 그의 기록물은 일반에 거의 공개되지 않아 관련 전문가들조차도 실체 확인이 쉽지 않았다.

 국가기록원이 공개하는 기록물은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된 조선인 관련 문서, 사진, 도면 등 2000여권(13만8000여매)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진상규명을 밝힐 수 있는 건강보험대장, 근로자명부, 화장인가증 등 조선인 관련 명부가 주목된다. 특히 아소(麻生)산업 건강보험대장은 학계 등에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자료다. 성명, 생년월일, 보험기호, 보험 취득·상실일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일본 후쿠오카(福岡)에 소재한 '가이지마(貝島) 오노우라(大之浦) 탄광 근로자 명부' 역시 피징용자 성명, 생년월일, 원적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기록물은 김씨가 1976년 관련 탄광 노무계 직원을 수차례 방문해 원본 기록물을 수집한 경위가 자세히 기록돼 있어 기록학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서울=뉴시스】가이지마(貝島) 오노우라(大之浦)탄광 근로자명부. 2018.06.21.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서울=뉴시스】가이지마(貝島) 오노우라(大之浦)탄광 근로자명부. 2018.06.21.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김씨가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사실 규명을 위해 규슈(九州) 지역 400여곳의 사찰을 직접 발로 뛰며 조사한 사찰(寺刹) 목록과 사찰 과거장(過去帳) 100여권도 눈길을 끈다. 과거장은 사찰에서 유골 접수 시 사망자 성명, 유골안치일 등을 적어놓은 명부다.

 김씨는 사찰명, 전화번호, 주지 이름, 유골 유무 등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조선인으로 추정되는 유골의 경우에는 붉은색으로 표시했다.

 조선인 노동자 모집과 이동 과정을 엿볼 수 있는 후쿠오카 다가와(田川)군 가와사키(川崎) 탄광의 조선인 노동자 동원 관련 원본 영수증 등도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조선인 노동자들의 모집과 이동과정을 피해자의 증언을 통해 추정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관련자료는 이를 뒷받침할 보도원(안내원)·인솔자 성명, 철도·숙박 영수증, 가와사키 광업소 조선인 명부(49명), 다가와국민근로동원서(田川國民勤勞動員署)가 가와사키광업소로 보낸 공문서 원본(1944년)을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서울=뉴시스】아소(麻生) 무연고자 묘비위치 지도. 2018.06.21.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서울=뉴시스】아소(麻生) 무연고자 묘비위치 지도. 2018.06.21.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김씨가 직접 촬영한 군함도(하시마·端島), 다카시마(高島) 등 탄광 관련 사진과 아소(麻生) 무연고자 묘비위치 지도와 요시쿠마(吉隈)탄광 약도 등이 공개된다.

 전(前) 강제동원진상규명위원회 조사과장이었던 정혜경 박사는 "김씨의 자료는 그 동안 대부분 공개되지 않은 희귀 기록물"이라며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의 피해 진상규명과 피해권리구제, 관련 연구 공백을 메꿔 줄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사료"라고 평가했다.

 국가기록원은 김씨 기록물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올해 정리사업을 통해 기본목록을 구축하는 등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관련 기록물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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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06/21 12: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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