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준 "MB, '김소남 공천헌금' 보고에 끄덕이며 미소"

기사등록 2018/08/07 13:20:06

검찰,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진술조서 공개

'김소남 공천 대가로 4억원 수수' 혐의 관련

"'김소남이 공 들이는 중' 보고에 미소 지어"

"김소남, 차 서행하며 돈 담긴 비닐봉투 줘"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퇴원 후 처음으로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8.07.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퇴원 후 처음으로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8.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과정을 보고 받으며 이를 승인했다는 취지의 측근 진술증거가 7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서 16개 혐의 중 김소남(69)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의원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부분에 대한 서증조사(검찰의 채택된 증거설명)를 진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3~4월 총선 비례대표 공천 대가로 김 전 의원으로부터 2억원을 받는 등 총 4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 전 대통령 '40년 지기'이자 '집사'로 불린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조사 당시 자수서, 진술조서 내용 등을 공개했다.

 여기에 따르면 김 전 기획관은 "김소남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호남표를 몰아줬다며 비례(총선 비례대표)를 요청했다"며 "김소남은 주로 천신일에게 직접 부탁하고 가끔 저에게도 직접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는 그럴 권한이 없다. 이 전 대통령에게 부탁해달라는 뜻이었다"며 "김소남은 하여튼 (비례 공천을 하기에) 여러가지로 부족했다. 7번으로 공천할 이유가 없었고 당내에서 '어떤 관계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검찰에 전했다.

 실제로 2008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 7번 공천을 받은 김 전 의원에 대한 자질 논란은 여러 차례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기획관은 "그런 요청을 이 전 대통령에게도 전달했느냐"고 묻자 "했다. 대통령 취임 전 최시중, 이상득, 천신일 등 핵심 멤버들이 공천자 선정 회의를 했고 그 과정에서 천신일이 김소남을 적극 추천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2008년 3월 '김소남이 공 들이고 있다'고 보고하자 이 전 대통령이 저에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며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영장청구서 등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2008년 3~4월 청와대 부근에서 김 전 기획관을 만나 1만원권으로 5000만원이 든 검은 비닐봉투를 총 4차례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기획관은 "김 전 의원이 도착해서 '저 왔어요'하고 전화하면 인근 도로가에서 기다렸다"며 "그러면 연무관 쪽에서 차를 타고 와서 서행하면서 창문을 내리고 비닐봉지를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받은 돈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에게 전달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병모에게 이야기 들으셨죠?'라고 이 전 대통령에게 물어보면 알았다는 취지로 고개를 끄덕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은 이 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이달 3일까지 당뇨 악화 등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후 열린 첫 재판이다.

 이 전 대통령은 거동은 다소 불편해보였지만 입원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오전 10시 재판 시작 후 약 1시간이 지났을 때는 변호인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고개를 가로지으며 웃기도 했다. 이 때는 검찰이 김 전 기획관의 진술조서 내용을 설명하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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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준 "MB, '김소남 공천헌금' 보고에 끄덕이며 미소"

기사등록 2018/08/07 13:20:0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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