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글로벌 모빌리티 솔루션 집중투자…이유는?

기사등록 2018/09/12 17:07:17

美 미고에 전략적 투자… 미국-유럽-亞 잇는 미래시장 공략

정의선 부회장 "車제조업체에서 모빌리티솔루션 제공업체 전환"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국내 1위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가 해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의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업체 '미고'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미국 공유경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미고에 대한 전략적 투자로 미국-유럽-아시아를 잇는 '모빌리티 비즈니스 밸트'를 구축, 미래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앞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아이오닉EV를 활용한 카셰어링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인도 카셰어링 업체 레브,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 그랩, 중국의 라스트 마일 운송수단 배터리 공유 업체 임모터, 호주의 P2P 카셰어링 업체 카넥스트도어 등에 대한 투자도 단행했다.

 현대차의 이같은 공격적 투자에는 현대차를 단순한 제조기업을 넘어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전환하겠다는 정의선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 7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현대차는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빌리티 영역의 혁신적 변화는 우리의 생활 뿐만 아니라 환경,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며, 도시와 농촌, 현실과 상상,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가 투자한 미고는 2016년 미국 시애틀에 설립돼 지난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모빌리티 다중통합' 서비스를 미국 최초로 선보인 업체다.

 사용자가 미고 앱을 통해 목적지를 입력하면 미고는 다양한 공유 업체들의 서비스 가격, 소요시간 등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제공, 사용자가 가장 경제적고 적합한선택을 할 수 있게 돕는다. 이 과정에서 공유업체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미고는 현재 '카2고', '집카' 등 미국의 대표 차량공유 업체를 비롯해 '우버', '리프트', '마이택시 등 차량호출 업체, '라임바이크', '스핀' 등 자전거 공유업체들의 비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버스, 전철 등 대중교통 정보도 지원한다.

 현대차는 미고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미국의 모빌리티 사업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하고, 더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는 역량과 기술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향후 내놓을 새 지배구조 개편안에 이같은 변화가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조업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된 현재 그룹 지배구조를 유연하게 바꿔 미래자동차 시대에 대응하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며 현대모비스를 분할·합병해 핵심부품 사업만 남긴 후 그룹 지배회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하지만 현대차가 최근 1년간 차량공유·호출, 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 20개 안팎의 기업과 전략적 투자 또는 협업을 진행하며, 새 지배구조 개편이 현대차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최근 1년간 전략적 투자와 협업에 매진하며 미래기술 내재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이를 지배구조와 단순하게 연결짓기는 어렵지만 향후 발표될 개편안에 이같은 움직임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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