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감사원 국감, 정치적 독립성 놓고 여야 공방

기사등록 2018/10/22 18:47:58

한국 "靑출신 감사원 요직에 앉혀" vs 민주 "별개 문제"

여야 의원들, 비리유치원·채용비리 등 감사요구도 잇따라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2018 국정감사에 참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2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2018 국정감사에 참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종명 오제일 김지현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2일 진행한 감사원 국정감사에서는 인사, 정권에 따른 감사결과 등을 놓고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 출신 인사가 감사원 요직에 재차 임명됐다고 주장하며 감사기관으로서의 독립성이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감사원은 차관급인 사무총장에 김종호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임명한 바 있다. 김 사무총장은 감사원 국장으로 재직하다 지난해 5월 청와대로 파견돼 근무한 이력이 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감사원을 청와대 하부기관으로 전락시키는 매우 부적절한 인사"라며 "이런 사람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면 국민과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한 감사원이 아니라 권력을 위한 감사원, 정권에 아부하는 감사원으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갑윤 의원은 "2015년부터 이달까지 청와대에 파견됐다가 승진한 사람이 10명(53%)"이라며 "감사관들이 청와대 줄 대기에 급급하고 본인 업무에 소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파견됐다가 감사원으로 돌아가 사무총장을 하고 지금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으로 간 김조원 사장이 있는데, 현 사무총장도 청와대에 갔다가 승진해서 사무총장으로 왔다"며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고도 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김 사무총장 인선에 대해 "감사원에 오래 근무해 왔고 내부평가와 업무 역량, 경력 등을 고려했다"고 답했고 정 의원의 지적에는 "청와대에 파견됐다는 사유만으로 승진에 있어 특별한 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의혹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고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반응했다.
 
  반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 의원들의 지적에 선을 그었다. 감사원 직원의 청와대 파견 이력과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 부분은 별개의 문제라는 주장이다.

  이춘석 의원은 "감사원 고위공무원이 청와대에 1년 동안 가서 근무한 것으로 청와대 인사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감사원의 독립성은 청와대 근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감사원장과 사무총장이 독립성을 얼마나 보장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최 원장은 "감사원이 국민의 신뢰를 많이 더 쌓아야 한다. 그러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국당 의원들 지적사항의 당사자인 김종호 사무총장도 "여러 의원들의 우려를 고려해서 지켜봐주면 오해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여상규 위원장 주재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2018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18.10.2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여상규 위원장 주재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2018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18.10.22. [email protected]

   여야 의원들은 최근 논란이 된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과 사립유치원 보조금 비리 문제에 대한 감사 요구도 쏟아냈다.

  이들은 '국민의 관심'이라는 명분 아래 각 당 입장에서 집중하고 있는 사안에 대한 감사의 필요성을 앞세웠다.

  한국당은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간부의 자녀 채용과 관련해 장외집회를 벌이는 등 공기업 채용비리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과 함께 국정조사 요구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완영 한국당 의원은 최 원장을 향해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가족 채용 세습이 비단 서울교통공사 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 공기업 전반적으로 유사한 비리가 있을 수 있다"며 "지방 공기업에 대해서도 가족 채용, 고용 세습에 대해서 감사할 용의가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최 원장은 "채용비리 문제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의 지대한 관심사고, 바로잡아야 할 분야"라며 "서울교통공사에 대해서는 서울시에서 감사를 청구할 예정으로 안다. 청구가 들어오면 심사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나아가 "(공기업 채용비리에 관해) 기재부에서 전수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 결과를 보고 제대로 조사되는지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하면 감사를 하겠다"고 했다.

  반면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사립유치원 보조금 비리에 대한 감사를 촉구했다. 이 이슈는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이 폭로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후 민주당과 정부 차원의 대응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백 의원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사립유치원이 공공감사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사립유치원은 사립학교법에 따라 사립학교로 분류되고, 사립학교법과 유아교육법에 따라 교육감의 지도감독을 받는 것으로 안다. 당연히 감사기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사립유치원을) 직접 감사 대상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고 다만 정부지원금을 받는 범위 내에서는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사립학교에 직접 감사를 나간 전례는 없고 다만 사립대학에는 감사를 나간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국민 관심이 굉장히 많은 사안인 만큼 교육청이 감사 결과를 보고 감사원이 감사를 실시할 지 여부를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2018 국정감사에 참석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2018.10.2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2018 국정감사에 참석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2018.10.22. [email protected]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감사원이 헌법 독립기관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유치원 비리, 업무추진비, 고용 비리를 감사원에서 전수조사를 한다지만 지금까지 감사해온 결과로 보면 믿을 국민이 없다. 4대강 감사를 네 차례 했지만 그 때마다, 정권마다 결과가 달랐다"며 "만약 감사원이 제 구실을 했다면 이런 국민적 분노가 있을까에 대해 다시 한 번 반성하고 대국민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 원장은 "과거 감사사항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했지만 국민이 받아들이기에는 많은 부족함이 있었다는 점을 안다"며 "앞으로 국정 현안이 되는 감사 사항에 대해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감사를 시행해 감사원 감사를 신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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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감사원 국감, 정치적 독립성 놓고 여야 공방

기사등록 2018/10/22 18:47:5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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