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美 용단 기다릴 것"…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전망은

기사등록 2019/04/13 14: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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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한미회담 결과 불만 표시
"하노이 때 만큼 좋은 기회 힘들 것" 美 새로운 셈법 요구
트럼프의 '빅딜' '제재유지' 와 충돌, 북미 대치국면 불가피
연말까지 北 도발은 없을 듯…일단 기다리는 현실적 선택
내년부턴 美 대선 국면 접어들어 北 협상 전개에도 변화
"美 입장 바뀌지 않는 한 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 낮아"
"4차 남북정상회담 성사 불투명…성과도 제한적일 전망"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 2일회의에서 시정연설하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쳐)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를 재개할 용의가 있음을 각자 내비침에 따라 올해 안에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회의에 참석해 시정연설에서 구체적인 타임테이블(시간표)을 제시하고 미국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 볼 것"이라며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 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우리로서도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본 후 나온 김 위원장의 공식 반응으로, 지난 2월말 하노이 회담 이후에도 변화가 없는 미국의 입장과 회담 결과에 대한 불만을 표시함과 동시에 미국이 북미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해달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보겠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 때 만큼 좋은 기회를 얻기 힘들 것이라며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미국과의 팽팽한 힘겨루기를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조미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데 대해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며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같이 부응하고 서로에게 접수 가능한 공정한 내용이 지면에 씌어져야 나는 주저 없이 그 합의문에 수표할 것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어떤 자세에서 어떤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associate_pic4【워싱턴(미국)=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9.04.12. pak7130@newsis.com
김 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셈법은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로드맵 해법인 '일괄타결 빅딜'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북한의 '단계적 해법'을 수용하거나 최소한 우리 정부의 '굿 이너프 딜(충분히 좋은 협상)', '얼리 하베스트(연속적 조기수확)'를 지지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스몰딜' 가능성을 일부 열어놓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빅딜'과 '제재유지' 기조를 재확인했다.

"가까운 시일 내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을 세계에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문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건 단계적으로(step by step) 진행될 것이다. 빠른 과정으로 진행되진 않을 것이다. 너무 빨리 진행되면 협상 시간을 맞출 수 없다"라고 말해 절차와 속도 조절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과 다양한 스몰딜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스몰딜을 통해) 단계별로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빅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핵무기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스몰딜은 영변 및 그 외 일부 지역의 핵시설 폐기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맞바꾸는 것인 반면, 빅딜은 포괄적인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는 일괄타결을 말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 위원장은 트럼프와의 관계를 강조하며 대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자신들의 비핵화 해법을 주장하며 미국의 '노 스몰딜', '노 제재완화' '노 얼리 하베스트' 입장을 바꿀 것을 요구한 것"이라며 "대신 도발을 하지 않고 기다리겠다는 것으로, 현실적으로 도발을 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북한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associate_pic4【판문점=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27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판문점 선언을 마친 후 이동 하고 있다. 2019.04.13 amin2@newsis.com
특히 북한이 올 연말까지로 시한을 못박은 것은 내년부터 미국이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어 북한이 유리한 협상을 전개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년 11월 대선까지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협상을 서두를 유인이 크지 않아 북한도 미국 대선 이후 새 정부나 트럼프 2기와 대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빅딜'과 대북제재 원칙이 견고하고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대북제재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북미 대치국면 지속이 불가피함에 따라 연내 회담 재개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미가 서로 주장을 굽히지 않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즈음해 추진하는 4차 남북정상회담이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 센터장은 "미국의 입장이 바뀌기 전까지는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면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줄어들었다. 만난다고 해도 성과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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