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1 아티스타-41]단편소설로 그려내는 그림...이현정 작가

기사등록 2019/07/1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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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이현정, 레이디 랍스타, 2018, 장지에 혼합재료, 145.5×112.1cm

【서울=뉴시스】 “이전 시대가 그렇게 보냈고 또 이전 세대도 그렇기 지나갔다.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그러나 그것은 구조의 문제이다. 모두가 결국엔 한 실루엣으로 한 그림자로 겹치게 된다. 결국엔 그렇게 더욱 물속에 잠기게 될 거다. 더욱 심연에 빠지게 될 거다. 우리는 구조를 무너뜨려야만 한다.” (이현정 ‘레이디 랍스타에 관한 단편’ 中)

이현정 작가는 한 점의 그림을 위해 먼저 단편 소설 한 편을 힘겹게 펴낸다. 그렇게 완성된 이야기 토대로 그림이 그려진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수많은 장면이 겹치고 쌓였다. 시작과 끝이 완성된 형태가 아닌 불완전한 유무형의 형태가 서로 관통하며 생동감 넘치는 하나의 이미지 안에서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한다.

작품은 시대적 갈등으로 야기된 여성성의 본질과 페미니즘에 대한 고찰이 담겼다. 2018년 한 해 동안 일어났던 사회적 이슈와 개인적 경험들을 말하지 않고는 작가로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사회적으로 형성된 여성성에 대한 허울을 구세대의 것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일상이지 않은가?”

 스스로에게 되뇌인 질문은 글과 작업으로 이어졌고, 그림으로 전개됐다. 그렇게 신화 속 인물 메두사를 재해석했다. 작품 '신메두사'는 비록 뱀의 몸통을 가지고 있는 나약한 존재이지만, 자신의 입을 가로막은 답답한 부리를 가차 없이 잘라내고 당당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강한 본성이 잠재된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이현정, 신메두사, 2018, 장지에 혼합재료, 91×116.8cm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담긴 단편소설을 자기 고백의 기회로 삼았다면, 회화로 넘어오면 그 형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가다듬고 매만져진 감정의 응어리를 상징적이고 친절하게 묘사하기보다는, 오히려 철저히 감정을 토막 내고 터트리는 편을 선택했다. 선형적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의 구조를 깨고 여러 컷의 이야기들을 하나의 이미지로 묶어내는데 더 집중했다. 포효하듯 분출된 이미지에는 순서와 방향, 구체적인 형태가 사라졌다.

“제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의 표현입니다.”

"모든 작업은 에너지를 분출하기 위한 창구”라는 작가는 자신의 작업들을 디지털로 변환하여 예측하기 어려운 패턴을 무한 확장시키며 끊임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글 아트1 전시팀.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아트1 이현정 작가

▲이현정 작가는 성신여대에서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윤승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갤러리 코소, 한전아트센터갤러리, ASYAAF를 통해 작품이 소개되었다. 2019 아티커버리 TOP 9로 선정되었으며, 현재 인카네이션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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