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EU, 브렉시트 본격협상 벌이기로…마지막 기회

기사등록 2019/10/11 23:04:28

영국의 스티븐 바클리 브렉시트 장관(왼쪽)과 유럽연합의 미셸 바르니에 협상대표가 11일 브뤼셀 EU 본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아침에 만났던 두 대표는 오후부터 본격 집중 협상을 벌인다    AP
영국의 스티븐 바클리 브렉시트 장관(왼쪽)과 유럽연합의 미셸 바르니에 협상대표가 11일 브뤼셀 EU 본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아침에 만났던 두 대표는 오후부터 본격 집중 협상을 벌인다    AP
【서울=뉴시스】김재영 기자 = 유럽연합(EU)과 영국이 11일 강도 높은 브렉시트 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상임의장이 발표한 이 합의는 기대하지 않았던 낭보라고 할 수 있다. 

양측은 2018년 11월25일 1년 6개월 간의 협상을 거쳐 브렉시트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으나 영국 하원이 이를 거부해 무효화되었다.

올 3월31일로 예정되어 있던 브렉시트 시행일은 10월31일로 연기되었지만 그 후 새 합의안 마련을 위한 협상이 한번도 본격적으로 열리지도 못한 채 시간만 흘렀다. 시행일이 20일 앞으로 임박한 이날에야 본격 협상을 이전 몇 배의 집중도로 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합의안 무효 후 7월24일 취임한 보리스 존슨 총리는 새 합의안 유무와 상관없이 31일이 되면 무조건 EU에서 탈퇴하고 말겠다는 노 딜 브렉시트 불사 방침을 고집했다. 이에 영국에서 여야는 물론 집권 보수당 내부 갈등이 폭발했고 EU-영국 간 브렉시트 본격 협상이 전무하게 됐다. 
 
존슨 총리는 3일 비로소 새 합의안의 관건인 백스톱 수정안을 제시했는데 8일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직설적으로 반대한 사실이 알려졌다.

영국 총리실이 소스인 이 뉴스의 진위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아무튼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브렉시트 후 지위를 이원화시킨 존슨의 백스톱 수정안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지도 못할 처지일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10일(목) 존슨 총리가 아일랜드공화국의 리오 버라드커 총리를 잉글랜드 북서부 별장으로 초대해 긴 이야기를 나눈 뒤 기대하지 않은 물꼬가 트였다. 3시간 대화한 뒤 양 정상은 합의에의 '좁은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존슨은 지난 달 초 아일랜드를 찾아 버라드커를 만났으나 무거운 표정으로 헤어졌다.

그러던 존슨과 버라드커가 갑자가 밝은 표정을 짓게 된 것은 존슨의 수정안이 다시 바뀐 탓으로 추측되지만 정확한 내용은 아직 알 수 없다. 11일 투스크 상임의장은 존슨 총리에게 이날이 수정안 공식 제안의 마지막날이란 사실을 상기시켰다.

존슨의 백스톱 수정안에 대해 앙겔라 총리가 EU를 대표해서 반대한 내용은 영국령 북아일랜드가 브렉시트 후 상품의 제조 생산과 관련해서는 EU의 단일시장에 속해 있지만 유통 이동에서는 EU 관세동맹 아닌 영국 관세 블럭에 속하도록 한 점이다.

실행 건수를 극소로 줄인다지만 관세 블럭이 다른 만큼 아일랜드공화국과의 상품 유통에서 통관 절차가 필요하게 된다. 이는 곧 아일랜드섬 내 아일랜드공화국-북아일랜드 간에 실제 국경을 세우는 셈이라는 것이 EU의 판단이다.

결국 메이 전총리 때의 백스톱 조항으로 회귀하고 만 것인데, 버라드커와 존슨이 어떤 절충안을 짜냈는지는11일 오후부터 미셸 바르니에 EU 대표와 스티븐 바클리 영국 대표가 당장 시작할 집중 협상에서 드러날 것이다.

합의를 꼭 이루기 위해 '터널' 협상이라고 부르기로 했다는 이 본격 협상은 17일(목)과 18일 개최될 EU 가을 정상회의를 출구로 겨냥한 합의의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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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EU, 브렉시트 본격협상 벌이기로…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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