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업계 "상생 평가 시스템, 점수로 줄세우면 안돼"

기사등록 2019/11/17 08:40:00

【서울=뉴시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서울=뉴시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프랜차이즈 상생협력 평가 시스템을 만들기로 하고 지난 15일 첫 회의를 열었다. 본사와 가맹점 간 갈등 해결을 위해 두 주체가 얼마나 서로 믿을 수 있는 관계인지 평가하는 지표 체계를 설계하는 작업을 본격 시작한 것이다. 말하자면 '상생 점수'를 매기겠다는 의미다. 프랜차이즈업계는 "취지 자체는 환영한다"면서도 "상생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수치화할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스럽다"고 했다.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8 프랜차이즈산업 실태 조사' 결과에는 가맹본부인 본사와 가맹점 간 상호 신뢰 관계나 소통 수준에 대한 인식이 판이하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본사의 68.6%가 신뢰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고 답한 반면 같은 대답을 한 가맹점은 33.7%였다. 보통 수준이라고 답한 본사 비율은 29.4%, 동일한 답을 한 가맹점이 59.9%였다. 가맹점의 15%가 필수품목 강매, 밀어넣기, 불공정 계약 등 본사와 불공정거래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본사의 8.8%가 결제대금 지연 등의 이유로 가맹점과 갈등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일례로 한국피자헛은 피자헛가맹점협회와 수수료 문제로 2년간 평행선을 달리다가 지난 13일에야 협약식을 갖고 문제를 해결했다. 이처럼 한 번 갈등이 시작되면 해결되기까지 소모되는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등 프랜차이즈 업계 내 문제가 끊이지 않자 정부가 나서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상생협력 평가 시스템'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프랜차이즈업계는 대체로 정부 결과물을 보고 평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평가 시스템이 본사만 옥죄는 방식이 되지는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건 각 회사를 상생을 기준으로 줄세우는 것이다. 명확한 계약에 의해 이뤄져야 할 사업이 객관화가 어려운 상생을 통해 평가받는 건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 본사보다는 가맹점 입장을 우선해 좋은 시스템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잘 모르고 접근하면 마치 본사와 가맹점을 갑을 관계로 보고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며 "두 주체가 사업파트너라는 걸 분명히 했으면 한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많은 프랜차이즈 회사가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한 기구를 이미 운용하고 있다. 평가 체계가 특정 회사 망신주는 식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산업통장자원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연구를 마치고 업계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프랜차이즈업계 "상생 평가 시스템, 점수로 줄세우면 안돼"

기사등록 2019/11/17 08:40: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