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합의' 앞두고 中환율조작국 지정해제...韓 관찰대상국 유지(종합)

기사등록 2020/01/14 09:13:42

중국, 조작국 지정 5개월 만에 대상국으로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이틀 전 발표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 대미 무역 흑자 걸려

【홍콩=AP/뉴시스】지난해 8월6일 홍콩에서 한 여성이 달러와 위안화 등으로 장식된 환전소 앞을 지나고 있다. 2020.01.14.
【홍콩=AP/뉴시스】지난해 8월6일 홍콩에서 한 여성이 달러와 위안화 등으로 장식된 환전소 앞을 지나고 있다. 2020.01.14.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기 이틀 전인 13일(현지시간) 미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 지정에서 해제했다. 지난해 8월 지정 이후 5개월 만이다. 우리나라는 예상대로 관찰대상국으로 남겨졌다.

재무부는 이날 발표한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 지정에서 해제하고 관찰대상국으로 둔다고 밝혔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중국은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자제하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강제적인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1단계 무역합의문에 환율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는 의미다.

이번 해제 조치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는 15일 백악관에서 1단계 합의문에 공식 서명한다. 중국은 1단계 무역합의를 통해 연간 500억달러 규모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고, 향후 2년 동안 2000억달러 규모 미국산을 추가로 사기로 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이례적으로 환율 보고서 없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분류하기는 1994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떨어트렸다. 이는 환율 조작이고 중대한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조작국 지정 이후인 지난해 8월8일 중간환율을 7.0039위안으로 고시하며 11년 만에 포치(破七·달러당 위안 환율 7위안 돌파)를 공식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 무역긴장이 커진 가운데 이뤄졌던 환율조작국 지정은 실질적인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법적으로 이런 조치는 결국 관세 부과로 이어지는 협상을 촉발하지만, 미국은 이미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법적 절차를 따르고 있어서다.

환율조작에 관한 법률은 국제통화기금(IMF)에 지원을 요청하도록 하고 있지만, IMF 연구는 중국이 자국 통화를 조작했다는 결론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프레드 버그스텐 피터슨 국제경제정책연구소 소장은 중국에 대한 조작국 지정은 대체로 상징적인 의미에 그쳤으며, 중국과의 협상에서 압력 전술로는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너무나 명백하게 현실을 잘못 본 결과여서 어떠한 압박도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한 관찰대상국 지정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관찰대상국은 한국과 중국 이외에 독일,이탈리아, 아일랜드,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스위스, 베트남 등 10개국이다.

미 재무부의 판단 기준인 ▲1년간 대미 무역흑자 200억달러 초과 ▲국내총생산(GDP)의 2%를 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동안 GDP의 2%를 넘는 외환을 순매수하는 지속적·일방적인 외환 시장 개입 등에서 2개를 충족하면 관찰대상국이 된다.

이 기준에 따라 한국이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되지 않으리라는 건 이미 예상된 일이었다. 재무부에 따르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4.0% 수준이었다. 대미 무역 흑자도 200억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재무부는 "재무부는 외환 개입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한국의 약속을 환영한다. 외환당국은 시장 상황이 어지러운 예외적인 경우로 개입을 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이 환율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예고했다.

미국은 통상 매년 4월과 10월에 환율보고서를 내왔지만, 지난해 5월을 마지막으로 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아 중국과의 무역협상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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