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4시간만 일하자"…현대차·기아 노조 요구 논란[제조업 주4.5일제①]

기사등록 2024/05/09 08:00:00

최종수정 2024/05/09 09:12:12

[서울=뉴시스]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사진=현대차) 2023.3.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사진=현대차) 2023.3.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현대차와 기아 노조가 올해 단체교섭에서 정년 연장과 주4.5일제 시행을 요구하기로 했다. 여기에 기본급 100% 인상과 순이익 30% 성과급 등 임금성 요구안도 포함돼 노사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노동계에 큰 영향력이 있는 현대차·기아 노조가 정년 연장을 넘어 주4.5일제 카드까지 꺼내 들며, 경기 침체에 생산성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날 기본급 15만9800원(100%) 정액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 상여금 900% 인상 등이 골자인 올해(2024년도) 단체교섭 요구안을 확정했다. 이 요구안에는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 퇴직자 수준의 신규 인원 충원, 매주 금요일 4시간 근무제(주4.5일제) 도입 등도 담겼다.

기아 노조는 현대차에 앞서 올해 노사 고용안정위와 임단협 안건을 확정하고, 전날 상견례를 진행했다. 기아 노조도 올해 단체교섭에 주4.5일제 시행을 포함했으며, 주4.5일제 시행을 공약한 더불어민주당 등에 법제화 추진을 요구하는 공문까지 발송했다.

기아 노조는 지난 7일 발표한 소식지를 통해 "대한민국은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음에도 여전히 노동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가운데 4번째로 많다"며 "올해 임단투(임단협)에서 주4.5일제를 요구해 조합원의 건강을 지키고 일터와 가정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일부 정보기술(IT) 기업 등을 제외하고, 제조 대기업 중에서 주4.5일제를 도입한 경우는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매달 한 번 금요일에 쉴 수 있도록 했지만, 이때도 하루 평균 8시간 정도의 근무시간은 유지해야 한다. 4조 3교대로 운영되는 생산직은 이마저도 제외된다.

포스코는 올해 1월부터 '격주 주 4일제'를 시행 중이지만, 근무기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미리 당겨 일하는 개념이다. 2주 동안 하루 1시간 이상 추가로 일해 총 80시간의 근무량을 채운 직원만 2주 차 금요일에 쉬는 방식이며, 제철소 교대 근로자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오히려 최근 일부 계열사에서 시행하던 임원 대상 주 6일 근무도 전 계열사로 넓혔다. 경기 침체로 위기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비상 경영을 시작한 것이다. SK그룹도 2000년 7월 주 5일 근무제 도입 이후 24년 만에 그룹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주말 회의를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노동계에서 주4.5일제 시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이 맞을 수 있지만, 일괄적으로 단번에 적용하기보다 근로 시간 유연화 등 노동 개혁과 맞물려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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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4시간만 일하자"…현대차·기아 노조 요구 논란[제조업 주4.5일제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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