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숙 이대 총장 "비정상의 정상화…신뢰 구축 가장 먼저"

기사등록 2017/05/26 14:57:25

【서울=뉴시스】이화여대 김혜숙 철학과 교수가 25일 오전 교내 입학관 홀 및 ECC(Ewha Campus Complex) 다목적홀에서 치러진 이화여대 제16대 총장 결선 투표에 김은미 국제학과 교수를 제치고 당선됐다. 2017.05.26. (사진=이화여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화여대 김혜숙 철학과 교수가 25일 오전 교내 입학관 홀 및 ECC(Ewha Campus Complex) 다목적홀에서 치러진 이화여대 제16대 총장 결선 투표에 김은미 국제학과 교수를 제치고 당선됐다. 2017.05.26. (사진=이화여대 제공)  [email protected]
26일 이사회 최종 선임 후 인터뷰
 "기쁘기보다는 무거운 책임감 느껴"
 "반재단이었던 적 없다…화합할 것"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이화여자대학교 16대 총장으로 선출된 김혜숙(62) 교수가 꼽은 최우선 과제는 학교에 대한 '신뢰' 구축과 구성원 간의 '화합'이었다.

 김 신임 총장은 26일 이사회 최종 선임 후 교내 법인행정동 앞에서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일이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신뢰문화 구축이 가장 큰 문제"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구성원들 간 갈등 수습, 화합과 통합의 길을 여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대는 지난해 대외적 '불신', 대내적 '분열'에 시달렸다.

 대한민국 여자대학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던 이화호(號)는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사태로 흔들리기 시작해 '비선실세' 최순실(61)씨의 딸 정유라(20)씨 특혜 파문이라는 폭풍우를 만나며 난파선이 돼 버렸다.

 일개 대학 비리가 아닌 국민적 분노와 충격을 불러온 대형 사건이었다.

 본관을 점거한 학생들의 분노와 조롱섞인 바깥 시선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고 15대 최경희(55) 전 총장은 지난해 10월19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결국 사퇴했다. 이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31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대에서 중도퇴진 총장이 나온 건 이 때가 처음이다.  

 당시 교수 시위를 주도한 김 신임 총장은 12월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본관에 경찰이 투입된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등 줄곧 학생의 편에 서 왔다.

 김 신임 총장은 자신이 총장이 되기까지 이런 일련의 과정이 떠오르는 듯 "지금 기쁘기보다는 상당히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학생 몰표는) 아무래도 지난해 여름부터 저에 대한 어떤 신뢰와 기대가 있었기 때문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전체 직선제'로 열린 이번 선거 1차 투표에서 학생 유효득표율 87.4%(9400표 중 8215표), 결선에서 95.4%(9835표 중 9384표)를 쓸어담았다.

 구성원별 투표반영 비율을 적용한 총 득표율에서 김 총장이 57.3%, 2위 김은미(59) 국제학과 교수가 47.2%였기 때문에 결국 학생 표심 방향이 김 총장 당선을 결정지어 버린 것이다.

 김 총장은 정유라 사태와 관련해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말도 있지 않나. 이화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 명예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공식사과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는 그는 "학교의 여러 분들과 상의해서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방식으로 하겠다. 내 생각대로만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대에서 대표적 '반(反)재단파' 교수로 꼽힌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여러 번 해명을 했다. 난 반재단이었던 적이 없다"며 "학교 재단의 소중함을 알고 있고 장명수 이사장의 정의로움을 존경한다. 잘 화합해서 여러 난관을 극복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날 곧바로 총장 공식 업무에 돌입하며, 취임식은 31일 교내 대강당에서 열리는 창립 131주년 기념식에서 함께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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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숙 이대 총장 "비정상의 정상화…신뢰 구축 가장 먼저"

기사등록 2017/05/26 14:57:2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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