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남북 관계 밑바닥···전쟁날까봐 걱정"

기사등록 2017/10/19 16:45:32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숭실대학교에서 '통일을 준비하는 대학의 자세'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숭실대학교에서 '통일을 준비하는 대학의 자세'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전쟁 안 돼···외교적으로 풀어야"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고조된 남북관계와 관련, 핵전쟁 발발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반 전 총장은 19일 오후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열린 '통일을 준비하는 대학의 자세' 학술 심포지엄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고 '미국을 치겠다'며 위협적인 언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맞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을 완벽하게 파괴하겠다'고 강한 톤으로 말하고 있다"며 "국민은 전쟁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고 걱정을 한다. 나도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반 전 총장은 "남북 관계가 밑바닥이다"며 "미국, 캐나다 등에 사는 교포들이 서울로 오려고 예약을 하다가 취소하는 사례가 많다. 그만큼 남북 관계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의 행태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다. 냉전이 가장 심했던 소련도 핵으로 미국을 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핵을 먼저 사용하겠다고 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북한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반 전 총장은 "남북 관계 회복을 위해 제일 중요한 건 긴장 완화다. 외교적인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전쟁에 의한 해결은 어떤 경우에도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일부 국민의 반미 정서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반 전 총장은 "주한 미국대사관이 (시위) 버스로 가득 둘러싸여 있다. 주변 플래카드를 보면 한 국민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싶다"면서 "우리 자신의 힘으로 우리를 지키기 전까지 한미 간의 방위 협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은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필요할 때는 국민이 단합된 결의에 찬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무모한 도발 행위에 대해서는 어떤 일에도 대응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내다 봤다. 반 전 총장은 "통일부가 북한에 인도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결정이 타이밍상 국제사회로부터 호응을 못 받았다"면서 "이념이나 분단과 무관하게 인도적인 지원, 사람 간의 접촉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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