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 지도자들을 향해 러시아에 맞설 연대를 촉구했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EU 정상회의가 열리는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해 "러시아가 국경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최근 솔즈베리에서 발생한 사건은 유럽 국가를 향해 러시아가 보여준 침략 수법의 일부"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날 저녁 만찬에서 EU 지도자들에게 "동쪽(러시아)에서의 위협은 영국이 EU를 떠나는 2019년 이후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최근 솔즈베리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러시아 스파이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 딸이 러시아가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촉의 공격을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고 주장하며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부터 이틀 간 진행되는 EU 정상회의에서 영국의 편에 서 각국에 있는 러시아 정보 요원들을 추방하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또 러시아가 유럽에 대해 공격적인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며 EU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단결해서 대응해야 러시아의 위협을 물리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메이 총리는 전체 EU 지도자들에게 사건 수사 진척 상황을 설명하기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대책 회의를 진행한다. 영국 정부 측 관계자는 "메이 총리는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 국가 지도자들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이탈리아, 키프로스,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룩셈부르크 등 러시아와 친선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은 그러나 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의 배후가 러시아 정부라는 영국 측의 결론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극도로 신중하게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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