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부경대학교의 전신인 부산수산대의 수산경영학과(현 해양수산경영학과) 59학번 옥승의(서울 서대문구)씨.
21일 부경대에 따르면 옥씨는 지난 19일 부경대 대학본부를 방문,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백인성 부총장에게 2000만원을 전달했다.
옥씨는 "1963년 졸업할 때까지 4년 동안 장학금 받으며 대학을 다녔고, 덕분에 취업도 잘 하고 지금까지 잘 살 수 있었다"면서 "이 은혜는 꼭 갚아야겠다고 다짐하며 살았는데 이제야 갚은 것 같아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36년 동안 몸담았던 수협에 재직할 때부터 모교에 기부하려고 돈을 모았다고 한다. 그는 "30여 년 전 아내에게 4년 내내 장학금 받으며 대학 다녔다고 자랑했더니, 아내가 '그러면 돈을 모아 모교에 장학금으로 갚는 게 어떠냐'고 제안해서 따로 저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시 그의 목표는 대학시절의 자신처럼 후배도 돈 걱정 없이 4년 동안 장학금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2000만원을 모으는 것.
그러나 거의 돈을 다 모았을 즈음 자신과 아내 모두 중병에 걸려 저축액의 일부를 병원비로 써야했던 우여곡절 끝에 최근에야 2000만원을 다 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옥씨는 "그러나 나만 병이 낫고 아내는 몇 년 전 저 세상으로 먼저 갔다"면서 "아내와 함께 정성으로 모으던 돈이었기에 나중에 아내를 만나면 장학금 다 갚고 왔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말끝을 흐렸다.
부경대는 옥씨의 뜻에 따라 이 돈을 해양수산경영학과 1학년 학생 중 형편이 어려운 학생 1명에게 등록금과 용돈을 포함해 매 학기 250만원씩 4년간 장학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옥씨는 "나처럼 대학 다닐 때 장학금 혜택으로 공부했던 다른 동문들도 기부에 참여해 후배들을 위한 기부 릴레이가 이어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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