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캐리 람, 차기 홍콩 행정장관 당선…반중 시위 격화 전망

기사등록 2017/03/26 15:04:44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친중파'인 캐리 람(林鄭月娥 ·59) 홍콩 전 정무사장(총리격)이 26일 치러진 행정장관 간선 투표에서, 최종 집계결과 777표를 얻어 임기 5년의 행정장관에 당선됐다.

 중국 시진핑 지도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람이 예상대로 행정장관에 당선됐다는 점에서 홍콩내 반중· 민주진영의 시위가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신화통신 등은 26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던 행정장관 선거의 최종 개표 결과 람이 과반인 601표 보다 무려 176표나 많은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범민주 진영의 지지를 받은 후보인 존 창(曾俊華‧65) 전 재정사장은 365표를 얻는데 그쳤고, 우쿽힝(胡國興‧71) 전 고등법원 판사는 21표를 얻었다.

 행정장관 선거는 선거위원회 위원(총 1200명· 6명 공석)만 투표권을 가진 간선제로, 위원 대다수가 친중파라는 점에서 람의 당선이 기정사실돼왔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최고 지도자인 행정장관직을 여성이 맡기는 람이 처음이다. 초대 행정장관은  둥젠화 (1997년 ~ 2005년), 2대는 도널드 창 (2005년 ~ 2012년), 3대 렁춘잉 (2012년 ~ 현재)이다.

  람은 1957년 홍콩에서 태어나 홍콩대학을 졸업했다. 영국 통치기인 1070년대 대학 재학시절에는 사회운동가로 활동했고, 본토 칭화대와의 교류를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인 적도 있으며, 민주운동 인사들과 교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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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 공무원이 된 람은 홍콩이 중국에 반환(1997년)된 이후인 2000년 사회복지부 국장이 되면서 복지 축소를 밀어부쳤으며, 2007년 개발부 장관 재임 시절엔 항구지역 재개발 사업을 맞아 주민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낙후한 건물 철거를 밀어부쳐 '거친 전사'란 별명을 얻었다.

 2012년 렁춘잉(梁振英) 현 행정장관에 의해 2인자인 정무사장에 취임한 람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정치개혁에 관한 태스크포스 책임자로 일했는가 하면, 2014년 민주화를 요구하는 이른바 '우산 시위' 때는 학생 시위 지도부에 강경하게 맞서 시진핑 지도부의 결정적인 신임을 얻었다. 반면 반중, 친 민주화 세력으로부터는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2015년에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한 해전 의결한 '2017년도 행정장관 선거 개혁안'의 홍콩 입법회 통과를 밀어부쳐 범민주 진영과 다시 한번 정면 충돌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진영은 26일 투표 장소인 컨벤션센터 앞에서 이번 선거를 민심과 거리가 먼 '사기(Scam)선거'로 주장하면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2014년 일명 '우산혁명' 지도자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행정장관) 선거(election)가 아니라 선발(selection)"이라면서 "홍콩 시민들이 아니라 시진핑이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웡은 람이 행정장관에 정식 취임하는 오는 7월 1일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지언론에서는 람 취임식에 시진핑이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할 것이 전망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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