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앙숙' 영국의 실종잠수함 수색지원 늑장 수용?

기사등록 2017/11/23 16:53:01

【코모도로 리바다비아 =AP/뉴시스】실종된 아르헨티나 잠수함 수색에 필요한 장비 3t 분량을 싣고 온 영국 공군 소속 수송기가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코모도로 리바다비아 공항에 세워져 있다.  2017.11.23
【코모도로 리바다비아 =AP/뉴시스】실종된 아르헨티나 잠수함 수색에 필요한 장비 3t 분량을 싣고 온 영국 공군 소속 수송기가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코모도로 리바다비아 공항에 세워져 있다.  2017.11.23

 영국과 아르헨티나, 1982년 포클랜드전쟁 치른 앙숙 사이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아르헨티나 정부가 실종된 잠수함 산후안호의 수색을 지원하겠다는 영국 해군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질질 끌다가 상황이 긴박해지자 마지못해 비로소 허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 해군이 잠수함 수색을 돕겠다고 제안했지만, 아르헨티나는 영국이 1982년 포클랜드 전쟁(아르헨티나 이름은 말비나스 제도)을 벌였던 적국이란 이유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12시간동안이나 끌다가 결국 승락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미국과 칠레 등 기타 국가들의 지원 제안을 신속히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WSJ은 현재 사고 해역에서 10개국에서 온 수천명이 잠수함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바다에서의 수색작업은 신속하게 이뤄져야하기 때문에 머뭇거릴 틈이 없다고 지적했다. 즉, 잠수함 실종사건에 대처하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자세가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영국 군이 사고해역에 투입되는데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보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영국 정찰선이 사고 해역에 나타나자 노동자당의 가브리엘 솔라노 의원은 "(영국 군이)아르헨티나 영토를 점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라플라타 국립대의 좌익 운동가 페르난도 에스테체 교수 역시 영국 군인들을 '해적'으로 부르며 비판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관점에서 봤을 때 (영국 지원 제안을) 늦게 받아들인 건 아니다"라며 "영국의 도움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는 아르헨티나 근해에 위치한 포클랜드 기지에 주둔하고 있던 수색기 C-130를 지난 19일부터 잠수함 수색에 투입하고 있다. 정찰선 HSM 프로텍터 등도 제공했다. 본국에서 무려 3t에 달하는 구조 장비를 실은 수송기가 아르헨티나로 날아오기도 했다. 국방부는 22일 "국제법에 따라 모든 선원은 국적과 상관없이 타인을 도울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실종된 잠수함 산후안은 35년전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전쟁에서 참패한 이후 도입한 것이다. 전쟁 당시 영국 잠수함은 아르헨티나의 순양함 제네럴 벨그라노호를 폭격해 침몰시킨 적이 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아르헨티나 인들은 산후안 호의 수색에 영국 해군 소속 전함들이 투입되는 것을 바라보면서 편한 기분만은 아니라고 WSJ은 지적했다. 

 매사추세츠기술연구소의 잠수함 전문가인 오웬 R 코테는 아르헨티나가 미루다가 결국 영국 해군의 지원 제안을 받았들였다는 점에서 "처음에 주저했던 태도는 잠수함을 찾을 수있다는 국가적 자존심을 우선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산후안호는 지난 15일 남부 우슈아이아를 출발해 마르 델 플라타로 향하던 중 남대서양에서 연락이 끊기며 실종됐다. 아르헨티나 해군과 외부 전문가들은 산후안호가 바다 속을 항해할 경우 산소 공급이 1주일에서 길어야 열흘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국은 여전히 산후안호가 바다 속에 있는지 수면 위로 부상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독일에서 건조한 디젤-전기 겸용 TR-1700 잠수함인 산후안호는 20일 마르 델 플라타에 도착했어야 하지만 계속 연락이 끊긴 상태이다. 10여척의 선박들과 항공기들로 구성된 다국적 수색팀이 48만㎢에 달하는 해역을 수색하고 있지만 6m가 넘는 높은 파도 등 악천후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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