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 삼성]총수부재 속 '새삼성' 속도…새인사제도 내달 시행

기사등록 2017/02/28 06:40:00

삼성, 전자 정점으로 직무중심개편·성과효율 중시 모색
5단계 직급체계 '사원-선임-책임-수석' 4단계로 축소
'시스템의 삼성'='옛날식 기업문화' 굴레 벗기위해 총력 

【서울=뉴시스】이연춘 기자 = 삼성그룹은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계절이다.

 28일 삼성의 고위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로 총수부재까지 겹치면서 그룹은 창사이래 가장 춥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이라는 초유의 위기와 함께 임원 인사, 미래전략실 해체 등 풀어 나가야 할 과제가 쌓이면서 잔뜩 움츠려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최순실 게이트는 특검조사까지 삼성그룹의 국내외 경영을 송두리채 마비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잇따른 경영진 조사에 "우리 정말 어렵다"고 말할 수도 없는 처지다. 소리 없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삼성은 '뉴삼성'을 실현하기 위한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삼성은 다음달 1일  신(新)인사제도 도입과 조직문화 개편에 나선다.

 삼성이 직급체계와 인사제도를 바꾸는 것은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 가속화, 노동시장 환경 변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기업의 인사관리시스템에 대한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라는 것이 재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삼성그룹은 계열사, 직무별로 다른 직급제도를 직무중심으로 바꿔 조직효율성과 업무성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associate_pic2
 삼성전자는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의 5단계 직급체계를 '사원-선임-책임-수석' 4단계로 축소한다. '차세대 인사제도 도입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조직 재정비 준비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연구개발(R&D)과 엔지니어, 디자인 직군은 '사원-선임-책임-수석' 등 4단계 직급체계를 10년 전부터 적용했다. 이 체계를 다른 직군에도 확대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직급체계의 단계를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것이라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기존에는 차장, 부장, 임원으로 이어지는 승인절차를 모두 거쳐야 했지만 단계가 줄어들면 의사결정이 더욱 빨라진다는 것.

 4단계 직급체계에서는 연공서열보다는 직무에 더 무게가 실린다는 점도 중요한 점이다. 삼성전자 연구, 디자인 직군에서는 수석이 대부분 파트장이나 그룹장을 맡고 있으며 때로는 책임이 역할을 맡기도 한다. 연차가 높지 않아도 능력에 따라 책임을 지우고 있어 업무를 더 책임있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외의 타 계열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피스는 대리와 과장, 차장, 부장 같은 기존 직급 대신 각각 프로와 담당으로 용어를 바꿨다. 삼성생명도 5단계 직급(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을 4단계(사원-선임-책임-수석)로 단순화한다. 삼성화재는 2012년 금융계열사 최초로 '선임-책임-수석' 3단계 직급체계를 도입했다.

 삼성전자가 '스타트업'식 기업문화를 강조하는 것은 기존의 상명하복식 수직적 조직 문화가 더 이상 회사 발전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스타트업식의 빠른 실행력과 소통 문화를 조직 전반에 심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시스템의 삼성'은 언제 어떤 상황이 닥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삼성을 잘 표현한 말이었으나, 이제는 '독'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동안 내부에서는 형식에 막혀 임직원의 창의성과 효율성을 저해하는 '옛날식 기업문화'라는 공감이 팽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삼성의 미래를 이끌어 갈 사람들은 20~30대인데 현재의 삼성 문화는 40~50년에 전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며 "회사가 젊은 임직원들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이전의 틀을 깨고, 다양성을 인정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춘래불사춘 삼성]총수부재 속 '새삼성' 속도…새인사제도 내달 시행

기사등록 2017/02/28 06:40: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