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보스서 '아메리카 퍼스트' 주장…정책성공 자랑"

기사등록 2018/01/16 10:27:40

【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의회 관계자들과 이민정책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8.01.10
【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의회 관계자들과 이민정책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8.01.10
  전문가들 전망…다보스가 트럼프 어떻게 볼지도 관건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오는 23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제48회 세계경제포럼(WEF)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제를 비롯해 자신의 정책적 성공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이후 현직 미 대통령이 이 포럼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전임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대통령 등은 다포스 포럼 참석을 피했다. 엘리트 및 부유층과 손을 잡았다는 잘못된 인식을 미 유권자들에게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2016년 미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다보스 포럼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 "흥미로운" 트럼프 다보스행

 존 레인스 IHS 마킷 정치위험 담당은 15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해당 포럼에 대한 비판을 감안하면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다보스에 대해 진정으로 불평하는 사람이다. 특히 (선거)운동 기간 동안에, 그는 (다보스 포럼)의제에 동의히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그는 세계화, 자유무역에 동의하지 않는다. (따라서)이제 곧 (다보스는)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트럼프는 기업 엘리트들과 함께 하는 것도 그의 성격(스타일)대로 할 것이고, 자신의 경제적 정치적 성공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화 주창 다보스에서 '아메리카 퍼스트' 자랑

 올해 다보스 포럼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 공유할 수 있는 미래의 개척"이다. 이에 따라 2500명의 기업 엘리트들과 정책입안자들은 불평등, 기후변화, 빈곤과 같은 세계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 중 일부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토론하고 합의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의제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사실상 가장 무시해온 것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슬림 국가 출신들의 미 입국을 금지했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라고 인정하거나, 이란 핵협상을 파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모든 논란이 되는 정책들을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미명하에 강행해왔다.

 따라서 다보스 포럼에서도 그는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세라 허버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 포럼 참석과 관련, "세계 지도자들과 함께 그의 아메리카 퍼스트 의제들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올해 WEF에서 대통령은 미 기업, 미 산업, 미 노동자를 위한 그의 정책이 진척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HS 마킷 레인스는 "트럼프는 주식시장이 매일 새로운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고, 미 성장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가는 것"이라며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의 정책들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는 트럼프가 다보스에 가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그는)'봐라 우리가 지지할 필요가 있는 사회적 계약이 있다', '이봐 (내가 하는 얘기를)듣고, 나를 따르라, 나는 성공을 위한 조리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다보스는 트럼프를 어떻게 볼 것인가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사실 더 흥미로운 포인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여년간 미 보수진영의 숙원이었던 법인세를 기존 35%에서 21%로 낮추는 세제개편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세제개편 역시 무슬림 국가 출신의 미 입국 금지나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 못지 않게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유럽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성급한 리더십과 무역 등 논란이 많은 각종 정책들에 대해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높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 수석 경제학자 칼 와인버그는 "다보스에서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 수 있을지 살펴보자"면서 "그는 가서 미국의 의제를 내놓을 텐데, 그가 마지막으로 유럽에 갔을 때 (독일 총리인 앙겔라)메르켈은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듣고 있는 것들을 정말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관계의 중심을 미국에서 중국과 아시아로 돌려야 할 때가 됐다'고 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와인버그는 하지만 다보스 포럼은 세계화에 등을 돌린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화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평등한 경기장을 원하는 것'이라는 그의 핵심 견해를 보여주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세계는 트럼프 때문에 더 위험해졌나

 마크 맬럭 브라운 전 유엔개발계획 사무총장은 북한과 중동 문제와 관련한 그의 입장을 등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세계는 이전보다 더 위험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과 중동에 관해선 아무런 해결책이 지난 수년 동안 없었기 때문에 트럼프는 (당선된 뒤)환영받았다"며 "그러나 트럼프는 정책의 깊이가 없고, 무모하고, 예측 불가능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세계를 더 위험한 곳으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는 석탄광산을 다시 열고 이민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이것은 선거를 감안한 연기에 불과하고 그의 지지자들의 경제적 문제를 (근본적으로)해결해주지는 못한다"면서 "그 같은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다보스의 올해 주제처럼 분열은 계속되고, 그 분열은 트럼프가 해결책을 제시 못하면서 더 심화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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