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점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공간’ 재단장
신용호 창립자가 韓 수상자 위해 남겨둔 빈자리에 걸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시아 여성작가로서 최초이자 한국의 첫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국내 문학의 위상을 높인 한강 작가의 초상화가 교보문고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공간’에 걸렸다.
10일 교보문고와 대산문화재단은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공간’을 재단장하면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초상화를 최초 공개하며 전시했다.
흰 머리를 염색 하지 않고 부스스한 긴 머리카락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모습을 그려낸 '한강 초상화'는 화가 박영근(성신여대 서양화과 교수)이 제작했다. 기존에 전시됐던 헤밍웨이, 아인슈타인 초상화도 그의 작품이다.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공간’은?
교보문고에 따르면 대산(大山)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아이디어로 1992년 처음 마련된 전시 공간은 2014년 현재 위치로 옮겨졌고 이번에 새 단장 됐다. 교보문고를 이용하는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이 초상화를 보며 세계적인 석학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신용호 창립자는 돈이 안 된다는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1980년 교보문고를 설립하면서 "사통팔달 대한민국 제일의 목에 청소년을 위한 멍석을 깔아줍시다. 와서 사람과 만나고, 책과 만나고, 지혜와 만나고, 희망과 만나게 합시다. 책을 읽은 청소년이 작가나 대학교수, 사업가, 대통령이 되고 노벨상도 탄다면 그 이상 나라를 위하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라는 소신을 밝힌바 있다.
이번 전시공간의 재단장은 아시아 여성작가로서 최초이자 한국의 첫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국내 문학의 위상을 높인 한강 작가를 계기로 약 10년 만에 진행됐다.
한강 작가는 교보생명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교보생명이 출연한 대산문화재단은 오랫동안 한국 문학의 번역 및 해외 출간을 지원해 왔으며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영역 출판을 지원해 2016년 부커상을 받는 데도 기여했다. 대산문화재단은 신용호 창립자가 1992년 설립, 그의 아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가 재단 이사장을 맡아 30년 넘게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지원하고 있다. 한강 작가는 지난 2013년부터 4년 동안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외벽에 내걸리는 광화문글판의 문안선정위원으로 활동하며 문학의 가치를 시민들과 나눴다.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주옥 같은 글귀를 선정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전시공간은 클래식한 우드톤 인테리어에 다크 그린 컬러로 포인트를 주어 124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노벨상의 헤리티지를 깊이 있게 표현하고자 했다. ‘책을 열면 당신의 이름도 역사가 된다’라는 문구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더해 이 공간의 의미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
교보문고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전시공간에 담긴 신용호 창립자의 뜻처럼 이 공간을 오가는 많은 분들이 독서와 함께 나만의 역량을 키워 훌륭한 미래 인재로서 다음 초상화의 주인공으로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