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경제·산업 구조개혁 주문…방법론엔 이견
"3년간 긴축재정으로 내수 기반 침체…정부 역할 중요"
"추격·모방 전략 이제는 안통해…혁신 생태계 조성해야"
"대선 공약은 잊고 '제로 베이스'에서 구조조정 나서야"
"신산업만 집중하면 양극화 초래…전통산업·중기 지원"
![[인천=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어린이를 안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04. myj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04/NISI20250604_0020839293_web.jpg?rnd=20250604101047)
[인천=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어린이를 안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0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4일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장기화되고 있는 내수 침체,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인한 수출 감소, 성장 잠재력 둔화 등 각종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정책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성장 전략을 내세웠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 투입을 통해 내수 경기에 온기가 돌게하고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의 투자도 확대하겠다는 설명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질 정도로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둔화된 상황인 만큼 산업 구조와 경제 체질 개선은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산업 정책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최근 AI, 반도체 등 전략 산업 육성을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우리도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정부의 대규모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 부양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에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25.04.14.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14/NISI20250414_0020771147_web.jpg?rnd=20250414114638)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에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25.04.14. [email protected]
"기존 성장 전략 전환 필요…혁신 생태계 조성해야"
강병구 교수는 "현재 우리는 대외적으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수출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과거 3년 정도 정부가 감세 기조를 유지하고 긴축 재정을 하면서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할 정도로 내수 기반이 침체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원해서 기존의 성장 전략을 전환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는 우리가 추격과 모방 전략을 통해 압축성장을 해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 방식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쉽지 않다. AI 시대를 맞아 새로운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들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민생 경제 차원에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 등 내수 기반을 확충하는 정책도 필요하다"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고 아직 재정의 여력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경기 부양 정책 차원에서 추경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강 교수는 "출산율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측면에서의 노력도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며 "단기간에 잠재성장률을 3%대로 높이기는 쉽지 않지만, 새 정부가 3% 정도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기반을 조성해 놓는다는 취지에서 목표 설정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2025.05.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5/16/NISI20250516_0020812527_web.jpg?rnd=20250516175624)
[서울=뉴시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2025.05.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선 공약은 잊어야…경기 부양보다는 구조조정을"
양준모 교수는 "현재 우리가 미국과 협력할 수 있는 조선, 에너지, 반도체 등의 산업은 국제 경쟁력을 갖추면서 우리 경제를 선도하는 산업으로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며 "철강, 화학 등 기존 산업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을 겸한 산업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신산업의 경우 AI 뿐 아니라 모빌리티 등 우리 서비스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정·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했다.
그는 "구조적인 문제를 경기적인 대응으로 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금리를 낮추고 재정을 풀면 성장률은 좀 높아질 수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누적되면 결국 부동산 버블이 터지고 일본이나 스웨덴처럼 장기간 고생할 수 있다"며 "대선 공약은 모두 잊고 제로 제이스에서 시작해 구조조정에 주안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2025.06.01. jtk@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01/NISI20250601_0020834826_web.jpg?rnd=20250601122306)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2025.06.01. [email protected]
"AI보다 전통산업·중소기업 경쟁력 강화가 더 중요"
신세돈 교수는 "AI와 같은 산업은 정부가 규제만 하지 않으면 가만히 놔둬도 잘 한다. 정부가 지원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금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수출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소위 '전통 산업'의 몰락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신 교수는 "중국의 인건비가 우리의 절반 이라고 해도 제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1~2% 밖에 차이가 안 난다. 생산성 차이가 결정적으로 나는 부분은 설비다. 중국은 10~15년 된 설비를 쓰는데 우리는 30~40년 된 설비를 쓰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이 중국을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한 게 아니다. 기본적으로 중장기 융자만 해주면 전통산업에서도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 정책이라고 해서 AI 얘기만 하고, 대기업 얘기만 할게 아니다. 삼성·현대차가 정부 지원을 받고서 이렇게 성장했는데 대한민국에 떨어진 게 무엇인가"라며 "중소기업이 튼튼한 구조로 바꿔줘야 한다. 지금 하는 방식으로 AI만 쫓아가면 양극화는 심해지고, AI 회사 직원은 연봉 수백억원인데 한편에서는 200만원을 벌기 어려운 사람이 수천만명이 되는 구조가 돼버린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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