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파견한 주방위군, 일요일 LA시내서 시위대와 격돌

기사등록 2025/06/09 07:20:50

최종수정 2025/06/09 07:52:24

뉴섬 주지사 반대에도 파병, "의회 권한 횡령한 대통령" 비난도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6월7일 LA 남부 시외의 교통요지인 콤프턴에서 연방 이민당국의 이민 체포 작전에 대항하는 시위대의 방화로 불타는 차량을 소방대가 진화하고 있다.  LA근교에 대한 이민국의 대대적 작전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국경수비대 병력과 시위대의 대치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2025. 06. 09.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6월7일 LA 남부 시외의 교통요지인 콤프턴에서 연방 이민당국의 이민 체포 작전에 대항하는 시위대의 방화로 불타는 차량을 소방대가 진화하고 있다.  LA근교에 대한 이민국의 대대적 작전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국경수비대 병력과 시위대의 대치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2025. 06. 09. 
[로스앤젤레스=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명령으로 로스앤젤레스에 투입된 주 방위군이 일요일인 8일(현지시간) 시내에서 시위대와 격돌하면서 도착한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점점 불어나는 군중을 향해서 최루가스를 발사했다.

시내  메트로폴리탄 연방구치소가 있는 단지 앞에 모인 시위 군중은 건물 주변을 촘촘히 둘러싸고 플래스틱 방패 뒤에 완전군장한 채 서 있는 주 방위군들을 향해서 구호를 외치며 고함과 야유로 군인들을 공격했다.

격렬한 대치가 이뤄졌지만 아직 체포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는 6일 부터 이틀 동안 연방정부의 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 요원들과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 이어지면서 일요일인 8일 새벽 트럼프가 파견 명령한 주 방위군 가운데 약 300명이 시내에 도착했다.

이번 주방위군 파견은 전날인 7일 LA시 남부 교외에 있는 중남미 주민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파라마운트 시와 이웃 콤프턴 시에서 이틀째 이민국 국경수비대 병력과 시민 시위대가 충돌이 심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명령한 것이다.
 
이민국 요원들은 파라마운트 시내의 한 홈디포( Home Depot ) 매장 부근에  자리 잡았고 시위대는 국경수찰대 차량의 진입을 막으며 돌과 시멘트 조각을 들고 투석전을 벌였다.

이에 대해 이민국 병력이 최루가스와 후추탄, 섬광탄 등 진압 장비를 총동원해 저지에 나서면서 격전이 벌어졌다.

이 처럼 주말인 7일에도 이민국 단속요원들이 연이어 공격과 단속을 계속하면서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으며 파라마운트 시내에서만 1주일 새 체포된 사람의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  지역 최대의 노조 위원장도 시위와 진압군에 저항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 방위군을 투입했다며 강제진압의 볼거리를 만들기 위해서 "완전히 선을 넘은 과잉행동"을 했다고 맹 비난했다.

이번 LA지역 시위는 2020년의 경찰 흑인 살해 후 벌어진 시위사태를 포함해 그 전의 대형 시위사건에 비하면 훨씬 규모가 적은 편이다.  2020년 당시에는 경찰이 공격을 당해 뉴섬 주지사가 오히려 주 방위군에 도움을 청한 바 있다.

주지사의 허락 없이 주 방위군이 대통령 명령으로 시위진압에 나선 것은 1965년 린든 존슨 대통령 이후로 처음이다. 

브레넌 정의 센터 (뉴욕대 법과대학의 공공 정책 연구소)에 따르면  존슨 대통령은 진압이 아니라 앨라배마에서 벌어진 민권운동 행진에 나선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주 방위군을 파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 파견이 각계의 반대로 논란이 일자 "뉴섬 주지사와 캐런 배스 LA시장이 소요사태를 신속하게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파견은 폭동에 대비한 필수적 조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7일 발표한 성명에서도 자신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연방군을 2000명 파견했다고 밝히고 이는 "미국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는 폭동의 위험,  폭도들의 행위에 대한 합법적인 대응이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 주변 지역에 주방위군 2000명을 파견, 6월 8일 300명이 파라마운트 시내에서 시위대와 대치했다. 사진은 지난 해 11월 5일 대선을 앞두고 폭력사태에 대비해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주방위군이 배치된 모습. 2025.06.09.
[워싱턴=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 주변 지역에 주방위군 2000명을 파견, 6월 8일 300명이 파라마운트 시내에서 시위대와 대치했다. 사진은 지난 해 11월 5일 대선을 앞두고 폭력사태에 대비해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주방위군이 배치된 모습. 2025.06.09.
뉴섬 주지사는 6일 밤 이문제로 트럼프와 40분이나 통화했지만 7일과 8일에도 대화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주 방위군의 도착 시점에도 혼란이 있었다.  LA 표준시로 자정이 조금 못되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주 방위군의 도착을 축하 하면서 " 직무를 훌륭히 수행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시간도 못돼서 캐런 배스 LA 시장은 "주 방위군이 아직도 LA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국토안보부의 트리셔 맥러플린 차관은 8일 발표한 성명에서 캘리포니아주 정부와 시위대를 비난하며 "혐오스러운 외국인 범법자들을 비호하고 미국민의 안전을 오히려 희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폭동을 일으키는 대신에,  그들은 ICE 이민 단속원들이 지역사회를 안전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데 대해서 매일 매일 감사를 해야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에 파견된 주 방위군에는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 제 79 보병 여단 소속의 전투부대가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 정부의 이같은 공격적이고 호전적인 태세에 더해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만약 폭력사태가 계속되면 현역 해병대 전투부대까지 파견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 버몬트주)은 트럼프의 이런 명령에 대해 " 미국을 움직이는 대통령이 급속하게 권위주의자( 독재자)로 변신하고 있다. 이제는 미국의 의회의 권한까지도 강탈, 횡령하고 있다"며 주방위군 파병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의 철통 우군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대통령의 조치를 옹호하면서, 캘리포니아주 민주당에 대한 공화당의 비난을 대변하는 말을 쏟아냈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너무 무능하거나,  필요한 조처를 제대로 하기 싫어하고 있어서 대통령이 개입할 수 밖에 없었다"고 존슨 의장은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트럼프가 파견한 주방위군, 일요일 LA시내서 시위대와 격돌

기사등록 2025/06/09 07:20:50 최초수정 2025/06/09 07:52:24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