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엔대사 "美, 판도라의 상자 열었다…이라크戰처럼 명분 날조"

기사등록 2025/06/23 13:42:17

최종수정 2025/06/23 15:18:24

"이란 핵시설 폭격, 핵 비확산 체제에 대한 중대한 공격"

"NPT 미가입국 이스라엘이 가입국 이란 공격, 모순 돼"

"美, 정당성 날조 반복…2003년 이란크 전쟁과 같아"

[뉴욕=AP/뉴시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 (사진=뉴시스DB)
[뉴욕=AP/뉴시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러시아는 22일(현지 시간) 미국의 이란 핵 시설 첫 직접 폭격을 "세계 핵 비확산 질서에 대한 중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하면서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맹폭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이날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 회의에서 미국의 공습은 "글로벌 비확산 체제에 대한 엄청난 공격이자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도발"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미국의 행동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 유엔 안보리 결의안 제2231호와 제487호,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벤자 대사는 또 미국이 이란의 '안전한' 핵 시설을 '이유 없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NPT 미가입국인 이스라엘이 핵 개발 우려를 핑계로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이란은 NPT 가입국으로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와 검증을 받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미군이 이란 주요 핵 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 2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6.22.
[워싱턴=AP/뉴시스]미군이 이란 주요 핵 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 2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6.22.

네벤자 대사는 "이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감시를 받는 IAEA 회원국인데, NPT 가입을 전면 거부하는 국가의 폭격을 받고 있다"며 "터무니없고 냉소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번 공격은 "IAEA의 권위와 감시 체계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2003년 이라크 전쟁에 비유하면서 "미국은 군사적 침략에 대한 '날조된 정당화'를 반복했다. 오늘의 상황도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네벤자 대사는 "미국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그것이 어떤 새로운 재앙과 고통을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스텔스 폭격과 잠수함 순항미사일 공격을 단행해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주요 핵 시설 3곳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스텔스 폭격과 잠수함 순항미사일 공격을 단행해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주요 핵 시설 3곳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미국은 이란 시간으로 이날 새벽 2시께 이란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3개 핵 시설을 공습한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을 단행했다. 이스라엘-이란 분쟁에 대한 첫 개입으로, 중동 분쟁이 확전 기로에 서게 됐다.

러시아는 이날 중국, 파키스탄과 함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휴전'과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외교·정치적 회담 재개를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러 유엔대사 "美, 판도라의 상자 열었다…이라크戰처럼 명분 날조"

기사등록 2025/06/23 13:42:17 최초수정 2025/06/23 15:18:24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