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 '복제약' 보도자료 논란…"특허회피 혼선 줘"

기사등록 2025/07/24 11:47:02

"노보 노디스크 당뇨약과 동등성 성공" 보도자료 배포

'특허 회피' 표현 다수 등장…"해결된 것처럼 혼동 줘"

[서울=뉴시스] 삼천당제약 7월23일자 보도자료 캡처. 2025.07.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삼천당제약 7월23일자 보도자료 캡처. 2025.07.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제약기업 삼천당제약이 최근 노보 노디스크의 블록버스터 당뇨병치료제 '리벨서스'와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가운데, 해당 자료에 모호한 표현이 담겨 있어 혼동을 일으킬수 있다는 논란이 생기고 있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은 자사가 개발 중인 먹는 GLP-1 제네릭(복제약) 약물이 오리지널 약물(리벨서스)과 비교한 생물학적 동등성(BE) 시험에서 동등함을 입증했다고 지난 23일 오전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서 삼천당제약은 최고혈중농도 및 약물 노출량 수치가 오리지널 대비 100% 수준으로 일치했다고 주장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리벨서스는 비만·당뇨병 주사제 '위고비'를 먹는 약으로 만든 경구제다. 둘 다 '세마글루타이드'를 주성분으로 한다. 지난 2019년 당뇨병 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았다.

이 보도자료에서 삼천당제약은 리벨서스의 제네릭으로 개발 중인 자사 약물은, 주사제를 경구제로 전환하는 기술을 노보의 'SNAC'(흡수촉진제) 대신 자체 기술 'S-PASS'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S-PASS 기술로 개발한 물질을 사용해서 동등성 시험했더니,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다는 게 보도자료의 골자다.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이란 오리지널 약과 동일한 성분·함량·투여경로를 가진 제네릭의 생체이용률이 통계적으로 동등한지 확인하는 시험으로, 제네릭의 시판을 위해 필수적인 절차다.

그런데 삼천당제약은 보도자료에서 제네릭 시판에 필요한 또다른 중요 절차인 '특허 회피'에 대해 이미 완료하거나 성공한 것 같은 표현을 써 논란이 생기고 있다.

신약은 그 진보성을 인정받았기에 특허 보호 기간을 적용받는다. 이 기간 동안 복제약의 출시는 불가능하다. 제네릭 혹은 개량신약이 특허 보호 기간 중에 출시하려면, 이 신약의 특허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출시 국가의 특허 규제기관(특허심판원 등)에서 인정받아 특허 회피하거나, 오리지널의 특허를 무효화해야 한다. 법적 절차가 필요하단 의미다.

삼천당제약의 보도자료에선 '특허 회피'와 관련해, ▲오리지널 제품의 조성물 특허를 회피해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에 따라 2026년부터 순차적인 진입이 가능 ▲이번 결과는 삼천당제약이 S-PASS를 이용해 개발한 물질을 사용해 다수 오리지널의 조성물 특허들을 회피하면서도 오리지널과 동등한 효능 재현에 성공했다는 의미로 해석 ▲이번 BE Study 성공을 바탕으로 특허 회피 제네릭에 대한 허가 신청 절차에 본격 착수 ▲리벨서스 제네릭 개발의 본질은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특허를 회피하면서 오리지널과 동일하게 복제해 경쟁자들보다 시장에 더 빨리 진입을 하는 것이 목적 ▲SNAC을 그대로 사용하는 개발사들은 이미 등록된 10여건 이상의 조성물 특허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아, 자사보다 최소 5년 이상 늦게 제품을 출시할 수밖에 없다 등 이미 특허 회피 법적 절차에 성공한 것으로 읽힐 수 있는 표현이 여러번 등장한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주요 절차이자 성공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특허 문제가 이미 해결되고 출시될 수 있는 것처럼 읽혀, 혼동을 준다"면서 "경구 전환 기술을 달리한 물질이 제네릭이 될 수 있는지도 애매하고, 전반적으로 모호한 표현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비만치료제가 뜨면서 GLP-1 계열 개발을 내세운 보도자료가 요즘 많아졌고 주가 상승의 긍정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잘 살펴보면 주가로 연결되는 걸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많다. 잘 살피고 선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천당제약은 특허 회피 성공여부와 근거가 무엇인지(특허심판을 받았는지)에 대한 질의에, "아직 특허 규제기관으로부터 특허 회피를 승인받지 않았다. 향후 파트너사가 추진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 과장된 표현으로 상황을 오인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회사 측은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삼천당제약의 주가는 보도자료 배포이후 폭등했다. 발표 당일 삼천당제약은 코스닥 시장에서 전장 대비 29.71% 올라 상한가인 21만3500원에 장 마감했다. 이날도 오전 9시56분 기준 전일보다 10.5% 넘게 오른채 거래됐다.

한국거래소 측은 제네릭의 연구 결과는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니라 관여할 수 없되, 급등락 종목에 대한 별개의 모니터링 기능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제네릭 임상 결과는 공시 의무 대상은 아니다"며 "이와 별개로 시장감시본부에선 급등락 종목에 대해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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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 '복제약' 보도자료 논란…"특허회피 혼선 줘"

기사등록 2025/07/24 11:47:0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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