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소고기 지켰지만 추가 압박 우려에 불안감 남은 '農心'[관세협상 타결]

기사등록 2025/07/31 15:46:30

최종수정 2025/07/31 16:16:24

정부, 美와 쌀·소고기 시장 추가 개방 않기로 합의

한우협회 "국민 건강 우려 마지노선 지켜낸 성과"

한농연 "사과·LMO 수입규제 걱정…신중 접근 필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저녁(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소재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한-미 통상협의 결과브리핑'을 열고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구윤철 부총리,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사진=기재부 제공) 2025.07.31. photo@newsis.com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저녁(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소재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한-미 통상협의 결과브리핑'을 열고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구윤철 부총리,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사진=기재부 제공) 2025.07.3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농업계가 한미 무역협상 결과 쌀·소고기 추가 개방을 막아낸 데 대한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다만 한미 간 입장이 다소 엇갈리는 데다 한미 정상회담 등 추가 논의 여지가 남아 있어 우려도 여전하다. 사과, 유전자변형생물체(LMO) 감자 등 다른 농산물에 대한 개방 압박에도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1일 통상당국 등에 따르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한국 협상단은 이날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양국 상호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이번 협상에서 정부는 미국이 강하게 요구한 쌀과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막아내는데 성공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미국 협상 과정에서 우리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강한 요구가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식량 안보와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했다"며 "국내 쌀과 쇠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협상단의 개방 압박이 심했지만 우리 협상단이 국내 민감 여론을 적극 강조하며 설득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우리는 농산물이 정치적으로 굉장히 민감하다는 말을 계속했고 한국에서 실제 일어나는 상황을 보면서 (미국도) 현실이라고 인지하게 됐다"며 "통계치와 새정부 민감성 등을 최대한 설득했고 결국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농업계는 그간의 우려를 털고 일제히 환영했다.
[무안=뉴시스] 박기웅 기자 =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앞에서 진보당 소속 전남도의회 박형대 의원과 오미화 의원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4일째 농축산물 추가 개방 반대 천막농성을 이어온 이들은 이날 "농축산물 추가 개방을 막은 것은 다행이지만 부당한 통상 협박은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5.07.31. pboxer@newsis.com
[무안=뉴시스] 박기웅 기자 =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앞에서 진보당 소속 전남도의회 박형대 의원과 오미화 의원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4일째 농축산물 추가 개방 반대 천막농성을 이어온 이들은 이날 "농축산물 추가 개방을 막은 것은 다행이지만 부당한 통상 협박은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5.07.31. [email protected]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는 "그동안 농축산물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만큼 대한민국 농축산업을 지켜내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전국한우협회도 "끝까지 쌀과 소고기 시장을 지켜낸 것은 국가로서 식량안보와 식량주권을 지켜낸 것"이라며 "농민의 생존권을 지켜낸 것이며 인구가 급감하는 농촌의 지역 붕괴를 막아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감한 국민의 건강 우려 마지노선을 지켜낸 값진 성과"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미 간 농산물 시장 개방을 둔 입장 차가 존재하고 추가 논의 여지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한민국이 자동차,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용범 정책실장은 "정치 지도자의 표현으로 이해한다"며 "농축산물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된 바, 합의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쌀과 소고기를 제외한 농산물이 다시 협상 카드로 쓰일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한농연은 "특히 이번 협상에서 쌀, 쇠고기와 함께 관심이 집중됐던 사과의 경우 타 품목과 달리 정부가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외에도 미국 측이 꾸준히 요구해온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수입 규제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까 걱정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동식물위생·검역(SPS), LMO 등 비관세장벽 철폐는 국내 농업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뿐더러 소비자 먹거리 안전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사안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농업의 지속성 확보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모르는 바가 아니나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대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우협회도 "정부는 비관세 장벽 축소, 시장개방 확대 요구, 과채류에 대한 한국 검역 절차 등 앞으로도 미국의 끊임없는 협의 요구에 대해선 이번과 같이 식량주권과 국민건강권은 협의 대상도 타협 대상도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했다.

또 "나아가 정부는 이번 협상을 계기로 추가 협상 압박이 있더라도 농민, 그리고 국민이 불안해하고 흔들리지 않도록 선제적 대책 마련을 준비하기를 바란다"며 "식품 안전기준과 검역주권을 흔드는 불합리한 요구에 대해선 단호히 거부하고 국민의 권리를 지켜내는 당당한 행보를 이어가주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한미 통상협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2025.07.31 sympathy@newsis.com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한미 통상협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2025.07.3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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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소고기 지켰지만 추가 압박 우려에 불안감 남은 '農心'[관세협상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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