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한전, 체코 원전 수주 위해 합의
韓 독자적 SMR 노형도 기술 검증 필요
![[두코바니(체코)=AP/뉴시스]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 기사와 무관한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7/04/NISI20250704_0001884557_web.jpg?rnd=20250704105155)
[두코바니(체코)=AP/뉴시스]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 기사와 무관한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원전 수주 계약 과정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원전 수출 1기당 1조원'의 일감을 보장해야 한다는 불리한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향후 50년 간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소형모듈원전(SMR)의 노형을 개발해도 웨스팅하우스로부터 사전 검증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담겨 논란이 예상된다.
19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과 한국전력공사는 원전을 수출할 때 원전 1기당 6억5000만 달러(약 9000억원)의 물품 및 용역 구매 계약을 웨스팅하우스에 제공하고, 1억7500만 달러(약 2400억원)의 기술 사용료를 납부해야 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우리나라가 SMR을 포함한 모든 차세대 원전을 독자적으로 수출할 경우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자립 검증도 받아야 한다. 웨스팅하우스가 기술 검증 절차를 통해 한국의 차세대 원전 수주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앞서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2022년부터 2년 동안 지식재산권 분쟁을 이어왔다.
웨스팅하우스는 2022년 10월 한수원이 체코 등에 수출하려고 하는 한국형 원전이 미국 원자력에너지법에 따른 수출통제 대상인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활용했다며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수출하지 못하게 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체코 원전 건설 입찰 경쟁이 시작되자, 한수원의 수주에 제동을 걸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후 웨스팅하우스가 입찰에서 탈락했음에도 이런 견제는 계속됐다.
체코 정부는 입찰이 개시될 당시 두코바니 5호기(원전 1기) 건설에 대해서만 입찰에 나섰다가, 이후 사업 규모를 확대했는데 웨스팅하우스는 입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경쟁에서 제외된 바 있다.
![[서울=뉴시스]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신규 원전 사업에 대한 본 계약을 4일(현지시간) 발주사인 체코 두코바니II 원자력 발전소(EDU II)와 체결했다. 투자 규모로도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다. 체코 정부가 예상한 사업비는 1기 약 2000억 코루나(약 12조5000억원), 2기 약 4070억 코루나(약 26조원)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05/NISI20250605_0001860388_web.jpg?rnd=20250605140839)
[서울=뉴시스]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신규 원전 사업에 대한 본 계약을 4일(현지시간) 발주사인 체코 두코바니II 원자력 발전소(EDU II)와 체결했다. 투자 규모로도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다. 체코 정부가 예상한 사업비는 1기 약 2000억 코루나(약 12조5000억원), 2기 약 4070억 코루나(약 26조원)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체코 정부와 체코 두코바니II 원자력 발전소(EDU II)는 이듬해 7월 두코바니 지역에 1000㎿(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했다.
한수원은 체코 원전 수주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가 제기한 지식재산권 분쟁이 발목을 잡을 것을 우려했다.
이에 한수원은 지식재산권 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웨스팅하우스와 협상에 나섰다.
당시 한수원은 비밀유지 약속에 따라 협상 내용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불합리한 계약 조건이 있었다는 사실이 이번에 드러난 것이다.
원전 업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체코 원전 수주 최종 계약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웨스팅하우스와의 분쟁을 끝내기 위해 다소 불리한 조건임에도 합의를 서두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반면 일부 대가를 내주고 원전 수출 기회를 확보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는 견해도 있다. 체코 정부가 예상한 체코 원전 사업비는 2기 약 4000억 코루나, 한화로 약 26조원 규모다.

【세종=뉴시스】한국수력원자력 사옥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