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차량 납품지연에 "정부가 사기당한 것…감시 전혀 작동 못해
새만금 개발엔 "희망고문 더 이상 안 돼…현실 인정하고 정리하라"
'尹정부 임명' 이학재 인천공항사장에 "다른 데서 노시나" 등 직격
![[세종=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12.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12/NISI20251212_0021094867_web.jpg?rnd=20251212172334)
[세종=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김경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부처 업무보고 이틀 차인 12일 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교육부 등으로부터 업무 추진 방향을 보고 받고 매서운 질문을 쏟아냈다. 명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기관장에게는 부실 대응과 미진한 업무 파악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저보다도 아는 게 없다"며 "(공항공사 사장한 지) 3년씩이나 됐는데 업무 파악을 정확하게 못 하고 계신 느낌이 든다"고 공개 질타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업무보고 내용은 K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전체 생중계로 송출됐다.
이 대통령은 이 사장에게 외화 불법 반출을 방지하기 위한 출국검색 조치 현황을 상세히 물었다. 이 대통령은 "관세청에 물어보니 (출국검색은) 공항공사 소관이더라"며 "어디서 봤는데 1만 달러 이상 못 가지고 나가게 돼 있는데 이걸 수만 달러 갖고 나간다. 책갈피에 끼워서 나가면 안 걸린다는 주장이 있던데 실제로 그런가"라고 질문했다.
이 사장은 "저희가 보안검색하는 것은 칼이라든지 주로 유해물질을 검색한다. 인천공항에서 주로 하는 업무가 아니다"라고 답했고, 이 대통령은 "안 한다는 얘기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사장은 "하긴 하는데, 이번에도 저희가 적발해 세관에 넘겼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자꾸 다른 얘기 하시네. 외화 불법 반출을 어떻게 하고 있냐고 물었다. (적발이) 가능한지, 안 하는지 묻는데 자꾸 옆으로 샌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이 대답하지 않자 이 대통령은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장은 "의논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집트 후르가다공항 등 해외 공항 사업의 진척도도 물었다. 이 사장이 "초기 단계"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사업 전망과 발주 계획 등을 되물었다.
이때도 이 사장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자 이 대통령은 이 사장의 임기를 물었고 "(공항공사 사장한 지) 3년씩이나 됐는데 업무파악을 정확하게 못 하고 계신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6월 임명됐다.
이 대통령은 "저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다. (보고서에) 쓰인 것 말고는 아는 게 하나도 없다"며 인천공항에 대한 업무보고를 마쳤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는 마약과 총기 밀수 문제 등을 두고 이명구 관세청장을 질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청장이 마약과 총기류 적발이 어려운 이유로 부족한 인력과 장비 등을 꼽자 "필요한 일 하라고 국민들이 세금을 내는 것이고, 세금으로 더 나은 삶을 만들어달라는 것인데, 인력이 없어서 필요한 일을 못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국토부 공무원을 향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권한 행사가 다른 어디보다 중요한 영역(부처)"이라며 공정한 업무 처리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국토부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여러분이 맡고 있는 영역이 워낙 중요하다 보니 부정부패 요소, 위험 요인이 많다"며 "실제 사고가 나기도 한다. 앞으로 문제 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 행정의 가장 본질적 역할이 자원을 분배하는 것인데 어디다 다리를 놓을 건지 어디다 공장을 배치할 건지 어떤 땅을 개발할 건지 이게 전부 국민의 일상적인 삶뿐 아니라 재산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며 "새로운 마음으로 더 높은 사명감, 더 공정한 마인드, 더 투명한 절차를 통해 업무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다원시스 철도 차량 납품 지연 사태 등을 거론하며 관리 감독 부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납기지연하고 있는 업체에 저가 낙찰할 기회를 또 줬다"며 "감시 역량이 전혀 작동하지 못한 것이다. 제가 보기엔 정부기관들이 사기당한 것 같다"고 다그쳤다.
그러면서 "국회가 난리 치니 이제서야 작업을 시작했는데 70% 선급금을 주는 규정을 바꾸라"며 "성남시에서 이미 봤던 건데 조기 집행이니 뭐니 해서 사기 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 선급금을 최대 20% 이상 넘지 못하게 하든지 하라"고 지시했다.
지지부진한 새만금 개발의 현실화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30년째 (개발)하고 있는데 일종의 희망고문"이라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부분을 이제는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여러 군데서 자료를 봐도 내용이 확정이 안 되는 것 같다. 도대체 어디에 얼마를 개발하고, 여긴 비용이 얼마나 들고, 예산은 어떻게 조달할 것이고 나중엔 실제로 어떻게 쓸 건지가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권자들에게 헛된 희망이나 실현이 거의 어려운 희망을 계속 주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있는 현실을 인정하고 할 수 있는 걸 해치워야지 앞으로 또 20년, 30년을 이렇게 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12.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12/NISI20251212_0021094874_web.jpg?rnd=20251212173041)
[세종=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12. [email protected]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우주 및 인공지능(AI) 개발 등이 선도국에 비해 뒤쳐지고 있다며 속도전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역사적으로도 과학기술에 투자하는 국가가 흥했다"며 "전 정부에서 축소된 연구개발 투자를 빨리 복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32년 무인 달 착륙선 발사 계획을 듣고 "남들은 사람도 타고 왔다 갔다 하는데 이제 보내는데 그것도 2032년이나 돼야 한다는 게 조금"이라며 늦은 것이 아니냐고 했다.
AI 개발과 교육도 진척이 더디다고 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국내 기술로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 민간에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 배 부총리는 "민생 AI 프로젝트를 통해 국민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먼저 내년에 제공하려고 한다. AI 국세 정보 상담사, 농산물 알뜰 소비 정보 플랫폼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상상하는 범용 AI하고는 많이 동떨어진, 부분적이다. 빨리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고, 배 총리는 "전 국민이 쓸 수 있는 AI는 대학생, 취약계층을 우선으로 하고 2027년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할 계획"이라고 보탰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모르는 분들이 많다"며 기본 교육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지 않으면 마치 산수나 한글을 깨치지 못한 것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며 "동네 아주머니, 아저씨, 할아버지, 할머니, 아무나 (AI를) 쓸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우리나라의 문맹률이 매우 낮은데 국민의 90% 이상이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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