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끝으로 생중계 부처 업무보고 2주만에 마무리
"국정운영 투명성·책임성 높이고 주권의식 내실 다져"
"책임 없이 권위·명예만 누리는 모습, 눈 뜨고 못 봐줘"
일부 기관장 업무 태도 질타…"신상필벌 명확히 하라"
![[부산=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3.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23/NISI20251223_0021104824_web.jpg?rnd=20251223162746)
[부산=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조재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사상 최초로 시도한 생중계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23일 해양수산부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투명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면서 국민의 뜻을 국정에 반영하는 게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6개월 후 두 번째 부처 업무보고를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해수부 업무 추진 방향을 보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약 2주 동안 19부·5처·18청·7위원회 등 228개 기관의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며 공직자의 책임 의식을 재차 언급했다
이어 "(공직자들은) 본질적으로 국민의 머슴으로, 주인의 일을 대신 하기 때문에 일하는 과정을 주인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우리가 당당하면 숨길 필요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시대 정조가 징을 들고 다니며 '억울한 사람은 징을 치라'고 했다는 일화를 언급하며 "일을 적당히 처리하는 모습이나, 조직의 최고책임자가 권위·명예·이익·혜택만 누리고 본질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은 눈 뜨고 못 봐주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일부 기관장들의 업무 태도를 겨냥해 "최소한 업무보고서에 자기가 쓴 글자의 의미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나"며 "자신이 책임질 문제에 대해서도 잘 모르면 말이 되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해수부 업무보고에 앞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일이 아닌 권위와 명예, 자리만 지키는 일부 기관장들의 태만을 질타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관료 조직의 구조적 문제를 거론하며 조직 내 수평적인 소통을 강화할 것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관료제의 특성을 보면 가장 큰 권한을 가진 사람이 가장 구시대적"이라며 "지위가 올라갈수록 현장에서 동떨어지는데 이런 사람에게 부하들은 앞에서 복종하지만, 뒤에서는 흉을 본다. 우리가 '꼰대'가 되면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국회, 야당, 언론, 시민단체 등의 얘기도 잘 받아들여 잘못된 것을 시정해야 한다"며 "특히 국회의 지적 사항을 제대로 처리했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도 "업무보고를 통해 위, 아래가 서로 소통해야 공직 사회 전체가 살아 움직인다"면서 "잘하면 칭찬과 포상을 하고, 못하면 제재를 하는 신상필벌을 명확히 하라"고 지시했다.
![[부산=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며 웃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23.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23/NISI20251223_0021104796_web.jpg?rnd=20251223161745)
[부산=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며 웃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23. [email protected]
생중계 방식의 업무보고에는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이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높아지고, 국민의 주권의식도 내실 있게 다져졌다고 생각한다"며 "공직자는 주권자를 늘 두려워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생중계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을 국민들이 댓글로 실시간 지적하고 바로잡는 사례가 많았다"며 "우리 국민의 집단지성은 뛰어난 정치 평론가나 지도자보다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 뜻을 국정 전반에 일상적으로 반영하는 게 시대정신이고, 국민주권 정부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며 "각 부처는 앞으로도 정책 수립, 집행, 집행 결과 평가 등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끊임없이 국민 의견을 구하는 자세를 가져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업무보고 과정에서의 돌출 발언과 지엽적 사안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이 경박하게 저렇게 장난스럽게 하냐, 권위 없다, 품격 없다는 비난도 있기는 하다"면서도 "세상 모든 일들은 양면이 있는데 그게 잃는 점이라면 또 한편으로는 재밌다고 (생각하게)해 관심도를 제고한 것은 성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6개월 뒤에 다시 업무보고를 받으려고 한다"며 "국민 여러분도 그때 공직사회가 얼마나 변해있을지 봐달라"고 했다.
이날 국무회의와 업무부고는 해수부의 이전을 계기로 부산에서 열렸다. 국무회의가 부산에서 개최된 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이후 처음으로 해수부 부산 이전은 이 대통령의 대통령 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 해수부 연내 부산 이전을 약속했는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차질 없이 진행해 준 직원들과 부산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국토 균형 발전과 부산 도약의 중대한 계기'로 규정하며 "부산이 대한민국을 넘어 동북아의 대표적인 경제·산업·물류 중심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항만 시설 확충, 고부가가치 서비스 제공, 지역산업성장 지원을 통해 부산과 동남권을 북극항로 시대의 선도 주인공으로 만들겠다"며 "가덕 신공항을 본궤도에 안착시키고 K-문화·관광 인프라 구축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역량도 집중하겠다"고 했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휩싸인 전재수 전 장관 사퇴로 공석이 된 해수부 장관은 부산 출신을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아쉽게도 해수부 장관이 공석 중인데, 후임 해수부 장관도 가급적 부산 지역에서 인재를 구해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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