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차·모비스 등 5개 계열사 원청 교섭 요구
하청 임금·처우 개선 요구시, 부품 단가 전이 불가피
"노동위의 명확한 판단 기준 정립 시급"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인근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원청교섭 쟁취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2026.04.15.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15/NISI20260415_0021247436_web.jpg?rnd=20260415144620)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인근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원청교섭 쟁취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2026.04.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현대차그룹이 노사 관계의 중대 기로에 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그룹을 정조준해 원청 단체 교섭을 압박하고 있다.
사용자성이 인정될 경우, 부품 원가 상승의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비용 구조 압박은 현대차그룹의 가격 경쟁력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금속노조는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현대차그룹 5개 계열사를 상대로 원청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 중인 하청 노동자는 ▲현대자동차 1675명 ▲현대모비스 7301명 ▲현대위아 1485명 ▲현대제철 4551명 ▲현대글로비스 1292명으로 총 1만6304명에 달한다.
이는 금속노조가 추진 중인 원청교섭 전체 규모(약 2만명·원청 21개사)의 80%에 해당한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교섭 요구 사실을 공지하지 않으며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그간 현대차그룹은 자회사 설립을 통한 직고용 방식으로 하청 노동자 문제에 대응해 왔다.
현대제철은 2021년 현대ISC(인천공장)·현대IMC(포항공장)를 100% 자본 출자로 설립해 협력업체 인력을 직고용으로 전환했고, 2024년에도 순천공장 인력을 위한 현대IEC를 신설했다.
재정적 지원도 병행해 왔다. 현대차·기아는 총 2조3708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중 2·3차 협력사만을 위한 별도 지원으로 ▲1000억 원 규모의 '공급망 안정화 기금' ▲2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 ▲2700억원 규모의 '공동 프로젝트 보증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공급망 안정화 기금의 경우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에 처한 2·3차 협력사의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는 구조다.
그럼에도 금속노조가 원청 교섭이라는 정면 승부를 택한 것은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새로운 법적 기반과 최근 포스코 판결 등 원청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사법부의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교섭이 현실화될 경우, 현대차그룹 전반의 비용 구조에 상당한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사용자성 인정이 임금·직접고용 등에 대한 판단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원청교섭 요구의 실질이 결국 임금교섭에 있다고 지적한다.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개선이 핵심 목적이며 결국 임금이나 수당, 성과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하청 노동자의 임금·처우 개선이 교섭 의제로 오르면 협력업체의 납품 단가 인상 요구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번 교섭 요구에 현대모비스(7301명)와 현대위아(1485명) 등 핵심 부품 계열사가 포함된 만큼, 협상 결과에 따라 완성차 원가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다.
생산 차질 리스크도 크다. 모비스·위아 등 부품 계열사 하청 노동자들이 쟁의에 돌입하면 완성차 생산라인 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원청이 직접 임금교섭에 개입하면 교섭 단위가 쪼개지고 노조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임금 상향 압박이 굉장히 커질 것"이라며 "결국 원가 상승 압박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그룹과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굉장히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경우, 자동차 가격 부담이 큰 경쟁 요소"라고 덧붙였다.
향후 최대 분수령은 노동위원회의 판단 방식이다. 최근 안전 관련된 부분에서는 사용자성 인정은 이뤄지고 있지만 그 외에 부분에서는 유보 결정이 나타나고 있다.
박 교수는 "임금 같은 핵심 사안에 대해 판단 유보를 취한다면 원청 입장에서 교섭에 응해야 하는지 조차 불명확해지고, 어기면 부당노동행위로 형사 처벌을 받는 구조에서 노사관계 혼란은 더 극대화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진정한 중립적 조정자 역할을 하려면, 노동위원회가 명확한 입장을 내놓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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